#1.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정민이 엄마는 정민이의 앞니가 유난히 많이 벌어져 나는 것이 마음에 걸려 치과를 찾았다. 벌어진 앞니 사이에 치아가 하나 더 숨어 있어서 영구치가 잇몸 밖으로 나오는데 지장을 받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정민이는 입천장에 치아가 하나 더 있는 ‘과잉치’였던 것이다.
#2.중학교 2학년 형주는 다른 아이들보다 치아가 유난히 작아 진료를 받았다. 진료 결과 형주의 어금니와 옆니 등 4개가 유치(배냇니 또는 젖니)로 밝혀졌다. 더구나 형주는 영구치(젖니가 빠진 뒤에 나는 이)가 없는 ‘영구치 결손’이었다. 다행히 치아의 상태는 비교적 건강한 편이라 관리를 잘 해 주면 성인이 된 후에 임플란트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이들의 유치는 대부분 생후 6∼7개월부터 아래 앞니가 나온다. 24∼30개월이 되면 아래, 위 10개씩 총 20개가 난다. 이 유치는 만 6세가 되면 먼저 난 순서대로 빠져 영구치로 대체된다. 일반적으로 6세 정도가 되면 영구치인 어금니가 나오고 7세 정도에 아래 앞니가, 8세때에는 윗 앞니가 빠진다.
영구치는 13세까지 28개가 나와야 정상이다. 사랑니를 포함하면 총 32개가 된다. 그러나 간혹 치아의 개수가 정상보다 더 많거나 부족할 수 있다. 입천장에 이빨이 하나 더 나 있는 경우 혹은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부족한 경우 등이다.
■잇몸속 ‘과잉치’ 확인 어려워
과잉치란 정상적인 치아의 개수 보다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숫자로 존재하는 치아를 말한다.
과잉치의 원인은 확실치 않지만 치아 발육의 첫 시기인 임신 6주쯤에 유전자 이상 등으로 인해 치배가 과도하게 분열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보통 여자 아이 보다는 남자 아이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유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 과잉치는 치아 개수뿐만 아니라 형태도 비정상적인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 원추형 모양을 가지고 있다.
과잉치는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으나 영구치 위 앞니 사이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구치 뿌리 사이나 뿌리 아래 부분 심지어는 코뼈, 턱뼈 바로 밑쪽에 위치한 경우도 있어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이 때는 파노라마 X-레이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파노라마 X-레이는 얼굴 전체를 연결해 촬영하는 방사선 사진으로 한 번에 턱뼈, 코 속, 치아 상태를 전체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
만약 아이의 앞 치아 사이가 2mm 이상 벌어져 있거나 영구치가 옆으로 돌아 나온다든지 새로 나온 치아의 모양이 비정상적이라면 과잉치의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
서울하이안치과네트워크 쌍문점 이인송 원장은 8일 “과잉치는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뽑는 것이 좋다”며 “과잉치가 있으면 주위 다른 치아의 뿌리를 건드려 뿌리를 흡수시킬 수 있으며 과잉치에 낭종이 생겨 잇몸뼈를 망가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유치 30세까지 사용 가능
반대로 영구치가 결손된 사람들은 13세까지 빠져야 할 유치가 빠지지 않는다. 유치는 영구치가 올라오면서 위에 있는 유치를 밀어내면서 빠지게 된다. 따라서 올라오는 영구치가 없을 경우 유치는 그대로 있게 된다.
이처럼 1∼5개 정도의 영구치가 없는 경우를 ‘영구치 결손’ 또는 ‘부분 무치증’이라 한다. 사랑니의 결손이 가장 많고 그 다음 상, 하악 제2소구치로 불리는 아래위 작은 어금니, 앞니 옆 치아 순으로 많이 나타난다.
영구치 결손은 생활에 영향을 미치거나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치의 경우 영구치에 비해 뿌리가 약해 씹는 힘도 약하기 때문에 관리를 소홀하게 하면 쉽게 썩거나 상한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유치가 빠지면 성장이 끝날 때까지는 인공치아로 대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치아개수가 부족한 경우에는 젖니를 오래 쓸 수 있도록 관리해 주는 게 중요하다. 관리를 잘해주면 30세까지 유치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유치가 일찍 빠진 경우라면 치아의 공간을 유지해주는 공간유지장치 등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따라서 만 6세 이후에는 파노라마 X-레이를 찍어 영구치가 제대로 나고 있는지를 확인해 영구치 결손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과잉치나 결손치가 나타나도 이를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6세를 전후로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면 치과진료를 통해 과잉치나 결손치의 유무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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