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비염을 바라 볼 때 한의학적으로는 주로 폐, 비, 신의 장부(臟腑)와 관련지어서 생각한다고 얘기 했습니다만 이렇게 각각의 장부와 관련지어 생각하는 것은 한의사들의 몫이고 이 글을 읽는 부모님들은 비염이 단순히 코의 이상만을 얘기 하는 것이 아니라 전신적인 면역력, 혹은 항능력(抗能力)의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것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인체라는 것이 기계와 달리 생명력이 있어 살아 움직이고 서로간의 유기적인 작용으로 생명활동을 영위하는 것이기에 어느 한 부분만 따로 떼어 생각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는 전문 의학적인 분야는 제외하고 일상 가운데 특별히 비염이 있는 친구들이 주의할 부분들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가장 많은 비염이 알러지성 만성 비염 같습니다. 특히 환절기나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아침마다 콧물이 줄줄 흘러서 정신 못 차리는 친구들도 많은데요. 일단 찬 공기가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환절기 혹은 간절기는 계절이 바뀌는 사이를 말하는데요, 이때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가장 큰 외부 환경이 변하는 것이고 그 동안 익숙했던 기후가 변하기에 우리의 신체는 새로운 계절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이 때 에너지 즉 면역력이 약했던 분들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가 있는데 특히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 겨울 사이에는 비염증상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요즘 같이 날씨가 추워질 때는 일단 체온을 좀 올리고 나서 찬 공기를 접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신선한 공기를 마시겠다고 창문을 열고 바로 찬 공기를 맡는 것 보다는 몸도 풀고 세수도 하고 좀 움직이면서 신체를 깨운 후에 찬 공기를 접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일교차가 심할 때는 반드시 점퍼나 긴 팔 옷을 갖고 다니면서 체온을 유지 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또한 따뜻한 물이나 차를 수시로 마시면서 체온을 유지하고 수분을 자주 공급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코 점막이 붓거나 콧물이 쉬지 않고 나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생리적인 반응입니다. 차고 건조한 공기를 몸의 내부 상태에 맞게끔 데우고 촉촉하게 만들기 위한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반응이 너무 과하고 이후에 2차적, 3차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죠. 따라서 몸 자체의 환경이 충분이 촉촉하고 따뜻한 상태가 되어 있다면 코에서 무리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게 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너무 뻔한 얘기지만 식사를 잘 하는 것입니다. 식사를 잘 하는 것은 비만에 관해 얘기 할 때처럼 단순히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균형 있게 먹되 과식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비위(脾胃)라는 소화기계는 우리 몸의 보일러 혹은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소화시켜 에너지화 하여 온 몸으로 전달케 하는데 즉 보일러처럼 우리 몸을 데우는 역할 역시 비위가 튼튼해야 잘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다시 소아 비만에 대해 얘기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실제로 비만인 친구들이 비염이나 기타 알러지성 질환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즉 살이 쪄서 왠지 건강할 것 같지만 실은 면역이 떨어지거나 불균형이 심한 것입니다.

특히 복부 비만인 친구들은 그 정도가 더 심합니다. 최근 발표되는 연구 결과에서도 소장, 대장같은 장이 바로 면역력의 근본이 된다고 얘기 하고 있는데요 복부에 낀 내장 지방은 인접한 소장, 대장, 방광 및 생식선등에 악영향을 미쳐 그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하니 비만은 정말 만병의 근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어째든 비만에서 다뤘듯이 내장 지방을 다스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보다도 바른 식습관 및 식단이기 때문에 자라나는 아이에게 있어서 비만이건 비염이건 혹은 성장이건 바른 식생활은 무조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