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숙<천안 병천중 교사>

날씨가 무더워지면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아진다. 시험은 끝났는데 아이들은 학교에서 더 졸고, 쉬는 시간에도 운동장에서 놀지 않고 자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요즘은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아이들이 많다. 우리 주변에 잠 못 자게 하는 큰 요인은 컴퓨터와 TV이다. 학생들이 기말고사 기간에는 시험 준비하느라 12시를 훌쩍 넘기고, 시험이 끝난 지금은 미루어 두었던 컴퓨터를 밤늦게까지 하느라 잠드는 시간이 늦어진다. 밤에 잠을 자지 않거나 늦게 자면 즐겨 먹게 되고, 저녁 야식 횟수도 늘어나면서 저체온현상과 만성피로가 생긴다.

늦게 잠이 들면 입맛이 떨어지고, 자꾸 단 것과 차가운 것을 찾게 되고, 주로 늦은 시간에 집중되는 먹는 TV광고 유혹에 못 이겨 야식을 먹고 위와 장기를 손상시킨다. 이렇게 무리하면 또 잠이 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여름의 무더위와 낮시간 동안의 일상생활을 활기차게 지내려면 11시 전에는 잠을 자야 한다. 잠자는 동안에 분비되는 멜라토닌 성분은 우리 몸의 피로를 풀어준다. 멜라토닌은 잠들고 2시간 후부터 나오는데 밤 1-3시까지 나오므로 늦게 잠이 들면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아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몹시 피곤한 상태가 되고, 청소년들의 키 성장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일본의 면역학자 아보 도오루는 인간의 수면은 뇌신경의 휴식 외에도 몸을 편안히 뉘어서 중력에서 해방시킨다는 의미도 있고, 몸이 쉬면서 모든 기관들도 편안히 쉬는 시간을 갖게 되며, 수면시간이 줄게 되면 불안정한 정신과 뼈와 골수의 부담이 늘어나 골수계 암을 초래한다고 말한다. 밤늦게까지 자지 않는 사람들은 안색이 나쁘고 피부가 푸석푸석하여 윤기가 없으며 변비나 여드름이 더 많이 생긴다.

청소년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찬 음식은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각종 색소와 방부제, 유화제, 설탕 덩어리이다. 덥다고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몸은 피곤하지만 밤이 늦을수록 더 잠도 오지 않는다.

늦게 잠드는 날이 많아질수록 청소년과 어른들은 이유 없이 이곳저곳이 아픈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만성피로연구회에 따르면 수면장애가 지속되면 만성피로로 나타나는데 여학생은 생리통, 남학생은 의욕저하, 학습장애, 신경질적 증세를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작은 폭력사건들도 순간을 못 참아 발생하는 신경질적인 반응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밤늦게까지 자지 않고 컴퓨터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잠은 일찍 자도록 부모님의 관심이 필요하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요즘 입맛이 살리기 위해 현미밥에 열무김치와 고추장 한 수저 넣고 싹싹 비벼 아이와 대화하며 맛나게 먹고, 무더위에 쉽게 잠들 수 있도록 잠들기 전 시원한 물로 가볍게 목욕하고 아이들 건강을 위해 11시 전에 잠을 청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