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아이 키우기 위하여
 
이선재(한민족생활문화연구회)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농사 중에 최고 농사는 자식 농사라 하여 인생의 성공 여부를 자녀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키웠는가에 따라 판가름하였다.

이렇게 자녀 교육을 중요시하는 전통은 좁은 국토와 자원 빈국에다 일제의 침탈과 6.25전란의 폐허 속에서 괄목할 만한 국가 발전을 하게 된 한 원동력이 되었다.

그런데 최근 경제 중심의 물질주의와 서구화가 바로 현대화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우리의 전통문화 중 특히 전통 태교에 대한 선현들의 가르침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

필자가 지난 1월 30일 대구 근교인 칠곡군 소재 한 유치원에서 학부모 100여명을 모아 놓고 하루 동안 스스로 병들지 않게 생활하며, 신체 이상이 생기는 경우 큰 병이 되기 전에 생활을 통하여 스스로 해결하는 민족생활건강법에 관한 건강 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다.

이것은 그 유치원장이 대다수 학부모님들이 요구하는 원아의 읽고, 쓰고, 외우기 위주의 지식교육에서 탈피하여 사람과 자연이 한 생명체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생태유아 공동체적 방향으로 교육 방침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를 위한 목적으로 요청한 교육이었다.

유치원장은 최근 조기 유치원 입학 경향에 따라 늘어나는 원생에 대비하여 현재 정원 보다 많은 교사를 채용하고 교사들의 일상 업무를 대폭 줄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교육 방침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연구 과제를 주는 등 실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유아교육프로그램을 모색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학부모들의 인식 전환과 새 교육 방침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자신의 교육이념과 부합되는 민족생활건강법에 관한 강연을 필자에게 요청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교육은 조선말 '언문지'를 저술한 유희 어머니 사주당(思朱堂)이씨의 태교신기(胎敎新記)에 잘 나타나있다. 사주당은 이 책을 통하여 '교육은 태교(胎敎)가 본(本)이고 스승의 가르침이 말(末)이다. 스승의 10년 가르침이 어머니가 열달 뱃속에서 기름만 못하고, 어머니가 뱃속에서 열달 기름이 아버지가 하루 낳음만 못하다.' 라고 하여 '교육은 잉태 전 부부뿐 만 아니라 전 가족이 조심하고 삼가 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하는 것이다.'고 하였다. 또한 자식이 재능 있어야만 스승에게 책임을 논(論)할 수 있음을 말하고 태교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여성의 난자는 이미 어머니로 부터 가지고 태어난다. 사람의 건강은 외할머니로부터 시작되며 교육 또한 같다. 그래서 인물은 3대 동안 공들여야 나오며, 교육이 백년대계인 것이다.

동성동본 금혼에 관한 민법 규정의 위헌 결정으로 열성 유전을 막아 유전적으로 우수한 후손을 갖고자하던 3가지 금혼(동성동본금혼-부계, 월3성혼-모계, 100리 내 금혼-같은 생활권으로 같은 체질) 제도는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대가족제도의 전통이 무너지고 핵가족화 되면서 택일합방에 대한 전통은 무너지고, 혼전 순결은 성의 상품화로 사라진지 오래다. 출산은 분만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경제적 이유 등으로 자연분만의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 계다가 촉진제투여, 겸자 분만, 제왕절개 등, 분만 전에 인위적 간섭을 받게 된다. 또한 모유를 수유하지 못하거나 모유 수유기간이 충분하지 못하여 모유 고유의 면역성분을 섭취하지 못하게 되고 모유 수유에 따른 모자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가질 기회를 상실함으로써 아이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지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 놀아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삶의 지혜를 얻게 해야 하는 데 철이 들기도 전에 지식위주 교육에 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처한 우리 교육의 현실은 전통 교육의 관점에서 볼 때 교육의 근본이 흔들리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다. 오늘 잘못된 교육은 아이들의 미래뿐 아니라 우리민족의 장래까지 망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