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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행사/건강교실

 
작성일 : 09-12-08 15:47
우리 아이가 아파요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331  
[Weekly] “우리 아이가 아파요”
- 아동 성폭력, 실태와 대응방안

지난해 12월, 등교 중인 8살 나영이가 전과 14범인 50대 남자에게 납치,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도중 나영이의 신체는 심하게 손상됐다. 이 같은 엽기적인 아동 성폭력에 자녀를 둔 부모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충격이 가시기 전 잇따라 아동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한민국은 성폭력 공포에 떨고 있다.

성폭행 피해자 수는 매년 10% 이상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12세 이하 아동 성폭행 피해자 수는 2005년 738명, 2006년 980명, 2007년 1081명, 2008년 122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성범죄로 상담을 받은 아동은 5321명에 달하고 있다. 전체 성범죄 상담 건수(2만7636명)의 20%를 차지했다. 특히 7세 미만 상담 건수(1194명)가 전년에 비해 72%나 증가했다. 7~12세(4127명)도 66%가 늘었다.

아동 성폭력이란 ‘아동에게 가해지는 성폭력’으로 넓게 보면 법상 미성년자인 20세 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강간, 추행 등의 성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좁게 보면 13세 미만의 아동에 대한 성적인 행위다.

쉽게 말해서 어른이나 청소년·어린이에게 성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것은 아동 성폭력인 것이다. 설령 어린이가 좋다고 했다고 하더라도 성적인 행동을 함께 해서는 안 된다.

늘어나는 성범죄자, 어려지는 가해자

아동대상 성범죄자는 최근 5년간 4천여 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05년 790명이었던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자는 ▲2006년 854명 ▲2007년 840명 ▲2008년 975명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성폭력 가해자 중 청소년들의 증가세도 예사롭지 않다. 2005년 1329명에서 2008년 2717명으로 증가한 것. 이는 2005년 하루 3.6명꼴이던 미성년 성폭력 가해자가 2008년 하루 7.4명꼴로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성인대비 미성년 성폭력 가해자 비율도 9.7%에서 15.2%로 껑충 뛰었다.

미국, 일본과 비교해 봤을 때도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청소년 인구 10만 명당 성범죄자 수치가 미국이 6명, 일본이 1.1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11.5명으로 조사됐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미성년 중에서도 만 7세 이상~14세 미만 가해자들이 2005년 8%에서 2008년 26%로 18%p나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이다. 피해자의 연령뿐 아니라 가해자의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음란물 범람을 지적했다. 누구나 쉽게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을 볼 수 있고, 본인이 원치 않아도 스팸메일로 음란물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이정은 강사는 “진흥원에서 교육을 한 몇몇 학생들 중 야동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은 음란물이 연출된 필름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음란물에 대한 성적 환상을 가진 청소년들은 약자인 아동을 성폭력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폭력예방치료센터 조미연 상담팀장은 “성문화가 일상화가 되고 있다”며 “광고나 TV만 켜면 나오는 ‘여성 몸의 상품화’가 문제시 되지 않고 여과 없이 노출돼 잠재의식 속에 남아 또래 안에서 성폭력으로 발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처벌은 솜방망이

아동 성폭력 증가 추세에 비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18세 이하 상대 강간죄 재판(최종심 선고, 2007년 기준) 결과를 살펴보면, 유기징역은 66%에 불과했다. 20.3%가 ‘집행유예’였으며, 10.3%는 ‘집행유예, 보호관찰’ 등 이었다.

우리나라의 관대한 처벌에는 대부분 성폭행이 아니고 성추행으로 결론이 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아동 성폭력은 고소를 하더라도 아이들의 진술 일관성이 부족하고 증거 확보가 어려워 재판에서 승소할 확률이 적기 때문에 가해자들이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어서 손쉽게 범죄를 행한다”고 설명했다.

스위스는 아동 성폭력범에겐 종신형을 선고한다. 미국 플로리다주는 제시카법에 따라 12세 미만 아동 상대 성폭행의 최저 형량은 25년이고, 출소한 뒤에도 평생 전자팔찌를 채워 집중 감시하고 있다.

한편 최근 5년간 아동 성폭력범(3,379명)의 61%만이 기소 된 것으로 조사됐다. 23%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불기소 처분을 받은 데에는 피해자 부모들이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또 가해자가 면식범인 경우가 많은 것도 원인이다.

특히 13세 미만 강간 피해자의 경우 55.6%가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를 보면 ▲동네 사람(16.7%) ▲의부(12.5%) ▲친부(6.9%) ▲부모의 친구(6.9%) ▲보호·감독관계에 있는 사람(4.2%) ▲모의 동거인(2.8%) ▲친구의 아버지(2.8%) ▲친척(1.4%) 등으로 조사됐다.

아동성폭력의 징후

#1 7살 혜린이(가명)는 어느 날부터 심한 악몽에 시달렸다. 밤에는 불을 켜놓지 않으면 잠들지 못했다.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해 방문을 꼭꼭 잠그고, 밖에 나가는 걸 꺼려했다. 엄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이후 상담을 통해 혜린이가 지난 여름밤에 놀이터에서 놀다가 40대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2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미선(가명)씨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반 여학생이 인형에게 성교를 하는 듯한 행위를 한 것이다. 깜짝 놀란 미선씨는 아이의 부모에게 연락을 취했다.

아동 성폭력의 징후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발견할 수 있다. 갑자기 낮에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고 방문을 꼭꼭 걸어 잠근다. 외출을 싫어하거나 특정한 사람이나 장소, 물건을 보면 예민해지며, 집중력이 떨어진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으려는 경우도 눈여겨봐야한다.

아이의 성적(性的)인 행동에서도 징후가 드러난다. 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인 행동을 하거나, 조숙한 성지식을 나타내는 말을 무심코 내뱉는다. 명백하게 성적인 묘사를 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동물·장난감을 대상으로 성행위를 흉내내기도 한다.

비(非)성적인 특징은 언어적 표현 제한과 수면장애, 유아적인 퇴행 행동 등이 있다. 특히 유아들은 언어적 표현이 많이 제한된다. 가해자가 폭로하지 못하게 협박을 한 경우나 친족인 경우 말을 할 수 없어 더욱 두드러진다. 불안한 아이는 밤에는 깊은 잠을 못자고 악몽을 꾸며, 자주 깨고 늦게까지 잠들려하지 않는다. 오줌을 가리지 못하고 손가락을 빠는 등의 퇴행행동도 보이며, 꼬챙이나 막대기로 자신을 찌르는 등의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는 성폭력으로 억눌려있던 아이의 분노가 자기파괴적인 행동으로 표출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신체적인 징후도 신경써야한다. 아이가 걷거나 앉을 때 힘들어하는 경우, 성기 혹은 항문주위에 통증이나 가려움, 냉습 등이 나타난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아이가?”…당황은 금물

아이가 성폭력을 당했다는 의심이 들면 부모는 일단 침착해야한다. 흥분하지 않고 안정되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왜 조심하지 않았니”, “엄마 말 안 듣고 돌아다니니까 그렇지”라고 속상한 마음에 질책하면 아이는 죄책감을 가질 수 있다.

성폭력은 아이의 잘못이 아니다. 부모는 자녀의 보호자인 동시에 든든한 지원자가 돼야한다.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정신적, 신체적 지지를 보내면 아이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응급상황의 경우라면 증거를 보존하는 것이 관건이다. 입은 옷차림 그대로, 몸을 씻지 않고 바로 ONE-STOP지원센터나 성폭력전담의료기관에 구조를 요청한다. 병원에 가서는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왜 병원에 왔는지, 진찰을 받으면 어떤 부분을 예방할 수 있는지 설명해준다. 또 증거물품(가해자의 체모, 흉기 등)은 따로 보관하고 수사를 위해 현장을 훼손하지 않는다.

아동 성폭력, 예방은 어떻게?

‘조두순 사건’ 등이 언론을 통해 연이어 보도되면서 아동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아이들은 자기표현이 서툴고 성폭력 상황을 인지하기 어렵다.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방법과 대처요령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예방교육은 발달 수준에 맞춰야한다. 어린 유아들에게는 신체구조와 차이에 대해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깨우쳐주는 것이 좋다. 부모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몸이 소중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타인이 함부로 만지게 하지 말아야한다고 인지시켜줘야한다.

만일 누군가(아이가 신뢰하는 어른일지라도) 자신의 몸을 만져서 혼란을 느낀다면 <교사나 부모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도록 일러줘야한다. 반대로 아이 스스로가 다른 친구의 신체부위를 만지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아울러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의사소통방법(기분이 나빴어요 등)을 익혀준다.

가장 좋은 예방방법은 ‘성폭력’이라는 주제를 강조해 관심을 끌기보다는 평소에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감정과 생각하는 것 등에 대해 자녀와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성폭력, 사회적 인식 전환 필요

아동성폭력은 결코 모르는 사람 낮선 사람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을 수 있다.

이정은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아동성폭력예방교육강사는 “누구 따라가면 안 돼”라고만 알려주는 것은 집안에서 일어나는 친족 성폭력에 대한 묵과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강사는 “성폭력예방교육은 모든 성인이 들어야 하며, 아이에게 어른들이 너를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줘야한다”며 “그래야 아이들이 자신이 겪은 일을 숨기지 않고 털어놓을 것”이라 덧붙였다.

사후적인 형량 강화보다 사회적 예방조치가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는 “미성년 성폭력 가해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교육이나 대응은 미흡하다”며 학교단위의 성폭력 예방교육을 강화를 요구했다.

교사와 학부모에 대한 성폭력 예방교육은 물론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교육을 시행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성폭력상담소 조미연 상담팀장은 “아동성폭력을 줄이기 위해 양형기준을 높이거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방안 등 법률적인 조정도 필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왜곡된 성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아이들이 조심한다고 해서 성폭력이 발생하는 게 아닌 이상 가해자들이 성폭력을 안 하게 만드는 문화를 만드는 게 더 맞다”고 조언했다.



생각해보기)

성폭력 ‘안’하게 만드는 문화, 어떻게 만들까?

성폭력 감소를 위한 정부의 대책은‘사후 법적 장치’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해자에 대한 형량강화보다 성폭력을 안 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아이들을 위한 성교육은 매년 중요성이 강조됐고 또 개선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어른들을 위한 성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현재 직장을 다니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1년에 한 번씩 성매매 및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아야한다. 이는 노동자의 성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 함양을 위해 필수적인 교육이다. 이를 어기는 사업장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올해 노동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에서 예방교육을 받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24.2%에 불과했다.

성폭력은 ‘몇몇 특정한 사람에 의해 우연히 일어나고 우연히 당하는 사고’가 아니다.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성차별적 생활 방식, 폭력에 대한 무딘 감수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회의 폐해이다. 누구도 성폭력 가해와 피해의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는 아동, 여성, 남성 모두를 아우르는 문제다.

결국 성폭력을 안 하게 만드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와 직장, 지역사회 전반에 걸친 성교육이 최우선이다.

▣ 참고자료·도움말
보건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 2009.07
경찰청, <성폭력범죄자의 연령별 현황>,2009.05
여성가족부, <아동성폭력 대응매뉴얼>
서울해바라기아동센터
한국여성민우회
조미연 성폭력예방치료센터 부설 성폭력상담소 상담팀장
이정은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아동성폭력예방교육강사


주선영, 이수아 기자[desk@datanews.co.kr] 2009-11-09 16:46:27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7-04-15 02:28:31 아이건강 강의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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