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건강 > 연대행사/건강교실 > 온라인 게임, 문자에서 문화까지

PC, 그리고 인터넷의 보급을 따라 전파된 온라인 게임은 약 15년의 세월 동안 질적, 양적으로 많은 변화를 거쳤다. 취미에서부터 직업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에 많은 것을 가져다주는 문화 콘텐츠로 발돋움하고 있다. 문자로 시작했던 온라인 게임이 긴 시간을 지나 문화의 영역에 이제 막 발을 들여놓기까지 어떤 게임들이 우리나라의 게임 역사에 큰 발걸음을 남겼으며 그 게임들이 남긴, 그리고 지금도 남기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시작은 문자부터였다
‘시작은 문자부터였다’라는 말은 선사시대를 말할 때에나 쓸 것 같지만 온라인 게임의 역사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어드벤처 게임의 시작이 <콜러셀 케이브 어드벤처>(Colossal Cave Adventure)를 비롯한 텍스트 어드벤처였던 것처럼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역사의 시작 역시 문자만으로 이루어진 머드(MUD)게임이기 때문이다.

머드 게임 ‘사신전’의 타이틀 화면.

머드(MUD) 게임의 정의

머드 게임은 온라인 게임의 원시 형태로 mouseover="mouseOver(this,'초고속 인터넷',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초고속 인터넷');" onmouseout=mouseOut();>초고속 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존재했다. 머드(MUD)의 M과 U가 의미하는 것은 다수의 게이머들을 의미하는 멀티유저(mouseover="mouseOver(this,'MULTI',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MULTI');" onmouseout=mouseOut();>MULTI-USER)이지만 D는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대개 가상의 공간을 표현하는 ‘디멘션’(mouseover="mouseOver(this,'DIMENSION',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DIMENSION');" onmouseout=mouseOut();>DIMENSION)이나 미로와 같은 공간을 헤맨다는 뜻의 ‘던전’(Dungeon), 머드 게임 안에서의 의사소통을 뜻하는 ‘다이얼로그’(Dialogue)등을 뜻한다.
머드 게임은 PC가 제공한 가상 세계 안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접속한 다수의 게이머들이 상호 작용을 통해 게임을 해 나가게 된다. 그래픽 없이 문자로만 상황과 배경, 상태 등을 설명하며 명령 역시 문자로만 하게 되는데 이것은 초기의 텍스트 어드벤처(Text Adventure) 게임 진행 방식과 아주 비슷하다.

하지만 혼자 즐기는 텍스트 어드벤처와는 달리 머드 게임에서는 게이머들 사이에 협동과 경쟁이 발생하며 이런 상호 작용과 가상 세계에서 부여되는 상황에 따라 게이머들은 저마다 역할을 맡게 된다. 따라서 머드 게임은 RPG와 어드벤처 게임이 혼합된 온라인 게임의 원형(原形)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머드 게임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공룡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 mouseover="mouseOver(this,'모티브',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모티브');" onmouseout=mouseOut();>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동명의 머드 게임 <쥐라기 공원>의 상용화가 이루어진 1994년부터다. 머드 게임으로서는 최초로 유료화된 <쥐라기 공원>은 공원 안의 파괴된 환경들을 게이머들이 복구하는 설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많은 인기를 끌면서 게이머들이 기본적인 목적을 이루면서도 가상 세계 안의 생활 자체를 즐기는, 이른바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의 초기 모습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쥐라기 공원>과 함께 머드 게임의 인기를 끌어올린 또 하나의 게임은 나우콤에서 상용화했던 <단군의 땅>이었다. <단군의 땅>은 우리나라 최초의 머드 게임이라는 기록 이외에( 상용화는 쥐라기 공원이 빨랐다) 온라인 게임 역사에 두 가지 발자취를 더 남겼다. 첫째는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중 최초로 북미에 진출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mouseover="mouseOver(this,'게임 중독',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게임 중독');" onmouseout=mouseOut();>게임 중독을 방지하고자 ‘주 40시간 이용 제한’ 조치(셧다운제)를 시행했다는 점이다.

<쥬라기 공원>과 <단군의 땅>의 흥행 이후 머드 게임의 개발은 가속화되어 하이텔이나 천리안, 나우콤 등의 PC통신을 통해 서비스되는 머드 게임의 수는 기하mouseover="mouseOver(this,'급수',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급수');" onmouseout=mouseOut();>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한때는 PC통신을 통해 서비스되는 머드 게임이 100여 종에 달할 정도까지 이를 정도였다. 이후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과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의 mouseover="mouseOver(this,'머그',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머그');" onmouseout=mouseOut();>머그 게임에 밀려나면서 지금은 일부 동호회 등의 사설 채널을 통해서만 머드 게임을 접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화려하고 사실적인 온라인 게임들이 게이머들을 행복하게 하는 요즘 머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문자밖에 없는데 뭐가 재미있어?’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머드 게임은 문자를 통해 게이머의 상상력을 자극시키기 때문에 중독성이나 몰mouseover="mouseOver(this,'입도',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입도');" onmouseout=mouseOut();>입도가 지금의 온라인 게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높은 편이어서 이때부터 게임 중독을 사회 문제로까지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필자도 머드 게임이 크게 유행하던 당시 고시촌에서 몇 년 간 고시를 준비하던 선배 중 몇 명이 머드 게임에 빠져 고시를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또한 머드 게임의 이용료와 통신비 때문에 청구된 수십만 원의 전화비를 감당하기 위해(그 당시는 초고속인터넷 통신망이 없었고 오로지 mouseover="mouseOver(this,'모뎀',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모뎀');" onmouseout=mouseOut();>모뎀에 전화선을 연결하여 인터넷을 했던 시대다. 게다가 요금은 종량제였다.) 공부보다 아르바이트나 막일로 동분서주하는 시간이 많았던 대학 동기의 모습도 기억이 난다. 그럴 정도니 지금까지도 머드 게임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의 동호회가 있다는 사실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머그(MUG)게임, 바람의 나라
문자만으로 진행되던 게임이 하드웨어의 기술 발달과 개발자, 게이머들의 욕구에 따라 그래픽의 세계로 진화하게 되는 것은 어떤 게임 장르를 막론하고 모두 겪은 변화이며 온라인 게임 역시 머드 게임에 그래픽을 덧입힌 머그(MUG, Multi-User Graphic)게임으로의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6년 4월 우리나라 최초의 머그 게임인 <바람의 나라>가 드디어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바람의 나라는 인기 롤플레잉 게임인 <창세기전 1, 2>의 일러스트를 담당했던 김진 씨의 원작 만화인 <바람의 나라>의 세계관에서 모티브를 얻어 고구려 초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김진 씨의 일러스트는 바람의 나라에 독특한 매력을 더했다.

<바람의 나라>는 그래픽 기반의 온라인 게임이지만 머드 게임의 특징을 상당 부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머드 게임에서 볼 수 있던 명령어 입력 시스템을 게임의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다른 온라인게임에서는 진행 도중 캐릭터가 죽게 되면 마을이나 무덤에서 다시 시작하거나 시체를 찾아야 하지만 바람의 나라는 ‘성황당’에 들어가 성황당 안에 있는 할머니에게 “살려주세요”라고 말해야 캐릭터 부활이 가능하다. 그리고 살려준 할머니 NPC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게 되면 체력도 100% 회복시켜 주었다.

<바람의 나라>는 뉴비(Newbie, 초보자)에 해당하는 평민에서부터 전사, 도적, 주술사, 도사, 궁사의 다섯 종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 스킬 이외에 자신의 체력과 마력을 희생하는 필살기 등의 시스템으로 게이머들에게 머그 게임의 차별화된 재미를 주었다.

지금도 꾸준히 서비스되고 있는 바람의 나라는 시대 흐름에 따라 계속 변화해 왔다. 2차원 그래픽을 고수하면서도 꾸준한 업데이트와 그래픽을 리뉴얼하는 노력을 해 왔으며 오랜 기간 동안 정액제를 고수하다가 2005년에 전격적으로 무료화 선언을 통해 부분유료화 서비스를 실시했을 때에는 제작한 지 10년이나 되는 바람의 나라의 동시mouseover="mouseOver(this,'접속자',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접속자');" onmouseout=mouseOut();>접속자가 한때 최대 10만 명을 넘는 특이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를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사실과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의 나라>가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의 영역을 문자에서 mouseover="mouseOver(this,'그림',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그림');" onmouseout=mouseOut();>그림으로 끌어 낸 최초의 게임이었다는 것, 그리고 <바람의 나라>로 인해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하는 <리니지>, <영웅문>, <레드문>, <조선협객전>, <어둠의 전설> 등의 수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출시되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우리나라 게임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마니아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바람의 나라.

<바람의 나라>는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 아니다

넥슨은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바람의 나라>를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라고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있고 언론이나 게임 전문지도 똑같이 소개하고 있다.
<바람의 나라>가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라는 주장의 대표적 근거(?)는 ‘모든 온라인 게임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친 울티마 온라인보다 바람의 나라의 상용화가 일찍 시작되었다는 것 때문이다. (울티마 온라인의 상용화는 1997년 9월, 바람의 나라는 1996년 4월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의 나라가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사실이다. 왜냐하면 어드벤처 게임의 명가로 알려진 시에라 온라인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쉐도우 오브 서비우스>가 이미 바람의 나라가 상용화되기 4년 전인 1992년에 출시되어 서비스되었다. 심지어 국내에 정식 심의를 받아 <이셔비우스의 그림자>라는 이름으로 동서게임채널을 통해 시판되기까지 했다.

<쉐도우 오브 서비우스>는 결혼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구현하였을 뿐만 아니라 mouseover="mouseOver(this,'선술집',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선술집');" onmouseout=mouseOut();>선술집, 길드 등의 현대 MMORPG 속의 커뮤니티 시스템도 이미 서비스하고 있었다. 더구나 매크로 등을 통한 부정행위까지 존재했다는 점에서 현대 MMORPG 모습의 원형에 해당하는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었다. 거의 비슷한 시대에 출시된 <킹덤 오브 드라카>(Kingdom of Drakkar) 역시 현대 MMORPG와 흡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던 머그 게임이었다.

이 두 게임은 비교적 잘 알려진 예시일 뿐이며 좀 더 깊이 조사할 경우 바람의 나라보다 오래 전에 온라인으로 서비스된 그래픽 게임들이 미국, 유럽 지역에 더 존재하므로 바람의 나라가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이미 1992년에 국내에 정식 출시되었던 <쉐도우 오브 서비우스>.

■<리니지>, 빛과 그림자의 시작
<리니지>는 그 탄생부터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는’ 조합 속에 만들어진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를 이끄는 김택진 사장과 <바람의 나라> 제작자로 유명한 송재경 씨, 그리고 신일숙 씨의 인기 만화인 <리니지>를 바탕으로 구성된 시나리오와 세계관까지. 당시 우리나라 여건을 생각해 본다면 개발, 사업, 시나리오에서 <리니지> 이상의 조합을 찾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황금콤비로 개발되어 1998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는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로 급성장하기 시작한 PC방을 기반으로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했다. 동시접속자 수 증가만 보면 <리니지>의 급성장을 알 수 있다.

1998년 9월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그 해 12월에 동시접속자 1,000명을 기록했고 꼭 1년만인 1999년 12월에는 동시접속자 1만 명을, 그리고 2000년 12월에는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기록한 데에 이어 2001년 12월에는 동시접속자가 30만 명까지 이르렀다.

지금은 2001년 이후 새로 나타난 경쟁 게임들의 견제와 엔씨소프트의 후속작으로 <리니지>의 동시접속자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약 7만 명의 동시접속자를 mouseover="mouseOver(this,'유지',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유지');" onmouseout=mouseOut();>유지하면서 PC방 점유율에서 10위 안의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리니지>의 성공은 그 자체가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섬 하나로 시작한 <리니지>는 어느덧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낚시터까지 생겼다.

그렇지만 그 기록적인 <리니지>의 성과 속에는 어두운 그림자 역시 존재하고 있다. <리니지>의 성공 사례로 세계적인 mouseover="mouseOver(this,'서버',event);" style="CURSOR: hand; COLOR: #3d46a8; TEXT-DECORATION: underline" onclick="mouseClick(this,'서버');" onmouseout=mouseOut();>서버 기술을 들고 있다. 하지만 리니지 초창기 게이머들의 경험상 리니지의 전반적인 게임 환경이 어느 정도 안정되기까지는 약 2년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그 당시에는 낮은 자유도나 불안한 서버 상태 등을 비롯한 게임 품질 문제가 종종 언급되며 <리니지> 게이머들을 가리켜 ‘월 2만 9,700원짜리 유료 베타테스터’라는 혹평을 담은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약 5~6개의 에피소드 업데이트를 하기 전까지는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았다. 따라서 <리니지>의 성공은 엔씨소프트의 수고만이 아니라 초창기를 함께 한 게이머들의 희생 역시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리니지의 어두운 그림자는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더욱 짙게 깔린다. 소위 말하는 현피(현실 PK)와 현금 거래 등의 게임 부작용이 사회 문제로 공론화되는 최초의 사례를 만든 게임이 바로 <리니지>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적지 않은 개인과 언론이 현금 거래와 같은 기생산업을 성장시키고 게임의 부작용을 사회 문제로 끌어낸 원죄를 <리니지>에게 돌리곤 하는데 필자는 이 말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온라인 게임의 현금 거래가 리니지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금 거래의 근원을 리니지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약관 및 정책상으로는 현금 거래를 금지하면서 실제로는 여러 해 동안 게임 안에서 현금 거래 사이트를 대놓고 광고해도 단속하지 않을 정도의 이중성을 보여주었던 점을 생각한다면 엔씨소프트는 ‘관리 책임’을 소홀히 한 과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마을에서 대놓고 현금 거래 사이트를 광고하는 일도 빈번했다.

어쨌든 앞서 <바람의 나라>가 ‘온라인 게임의 영역을 문자에서 그림으로 끌어낸 우리나라 최초의 게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리니지>의 역사적 의미는 다음의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으로 ‘대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게임”

리니지와 같이 단일 게임으로 누적 매출 1조를 달성한 게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보아도 그 예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박이라는 단어가 리니지만큼 어울리는 온라인 게임은 우리나라 역사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얄궂게도 리니지로 인해 태동한 현금 거래(기생산업) 시장 역시 현재 연간 매출 1조를 넘어섰다는 점은 리니지가 우리나라 게임 시장에 비춰준 ‘빛’ 만큼이나 ‘그림자’ 역시 크다는 것을 알려준다.

■캐주얼 게임의 약진, 그리고 PC방
<리니지>의 어마어마한 성공 이후 온라인 게임의 개발 러시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IMF 여파로 대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지는 불황 속에 다른 취미보다 상대적으로 돈이 적게 드는 게임을 접하는 이들이 많아지며 게임 인구가 늘어나고 대기업을 신뢰할 수 없었던 자본가들이 리니지의 성공으로 인해 벤처기업과 게임회사를 향한 ‘묻지마 투자’를 했던 때가 바로 이 때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2> 등의 네트워크 게임으로 호황을 맞은 PC방 사업은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의 온라인 게임 열기까지 더해져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당시 가장 큰 성공 사례를 남긴 게임이 <리니지>였기 때문에 포스트 리니지의 위치를 잡으려는 게임들이 속속 등장했고 <조선협객전>, <영웅문>, <천년> 같이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게임과 차별화를 선언한 무협 MMORPG들까지 등장하여 MMORPG 시장은 일대 혼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뒤늦게 MMORPG 시장에 뛰어든 후발 주자들은 대개는 <리니지>의 아류작 수준에 그쳤으므로 결과적으로는 리니지의 입지만 더욱 단단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리니지>를 비롯한 이 시기의 MMORPG는 풍부한 콘텐츠 대신 기하급수적 경험치로 게이머들을 규제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임에 들인 시간에 따라 넘을 수 없는 차이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새로 시작하는 게이머들은 앞선 게이머들을 따라잡기 매우 힘들었다.

이런 이유로 현금 거래와 같은 반칙을 택하거나 MMORPG를 싫어하는 이들도 늘어나 <한게임 고스톱> 등 가벼운 웹 게임을 시작으로 캐주얼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점점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캐주얼 게임 중에 두 개의 게임타이틀이 <리니지> 못지않은 사랑을 받았다. 하나는 CCR의 <포트리스>시리즈, 다른 하나는 넥슨의 <퀴즈퀴즈>였다.

<포트리스>는 넷츠고에서 서비스되던 <포트리스 1>을 원형으로 하여 CCR이 만든 게임으로 간단한 조작법과 탱크 및 미사일을 의인화한 특색 있는 캐릭터를 조종하여 상대를 모두 전멸시키거나 맵 바닥을 파이게 만들어 추락시키면(포트리스 용어로는 번지) 승리하는 방식이다.

1:1에서 4:4까지의 개인전과 팀전이 가능했다. 짧은 시간 안에 승부를 볼 수 있어 간단하게 한 판을 하기 쉬웠는데 MMORPG와는 달리 한두 시간 안에 몇십 판쯤은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중독성을 더했다. 또 <포트리스 2>의 랭킹 시스템은 <리니지>에서 지존이 되기를 염원하던 것처럼 게이머들이 <포트리스>에서 최고 등급인 왕관을 쓰기를 염원하도록 만들었다.

아직도 원활하게 서비스되고 있는 CCR의 <포트리스 2>.

<퀴즈퀴즈>는 넥슨의 프로젝트 팀인 ‘엠플레이’에서 99년 10월 선보인 ‘캐릭터 육성 온라인 퀴즈게임’이다. 퀴즈 풀이를 기본으로 하며 게이머의 캐릭터에 RPG식 성장 개념과 아바타 시스템을 같이 도입하여 많은 인기를 끌었다.

더욱이 입시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이 큰 우리나라에서 <퀴즈퀴즈>에 출제된 문제가 2000년 실시된 대학 수학능력시험 문제를 일부 적중시킨 사건은 ‘게임은 공부를 망치는 나쁜 것’이라고 인식하던 편견을 뒤집는 이슈가 되며 <퀴즈퀴즈>에 대한 화제를 몰고 오기에 충분했다. <퀴즈퀴즈>는 공부와 게임을 병행하는 이른바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로 인식되어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인기몰이를 하게 되었다.

<포트리스>와 <퀴즈퀴즈>,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흥행을 시작한 고스톱, 포커 등의 약진은 MMORPG와 스타크래프트로 양분되었던 PC방 분위기를 캐주얼 게임과 MMORPG, 그리고 스타크래프트로 나누어 놓았다.

물론 여기에는 <포트리스>와 <퀴즈퀴즈>의 캐주얼한 재미 이외에도 가격이라는 요소가 적잖은 역할을 했는데, 월 2만 5,000~3만 원의 비싼 계정비를 받는 MMORPG와는 달리 캐주얼 게임은 기본 이용료가 무료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트리스>와 <퀴즈퀴즈>의 운명은 정식 서비스 단계에서 너무 싱겁게 갈리고 말았다. <포트리스>는 2000년 1월 <포트리스 2+>라는 이름으로 무료 정식 서비스를 진행하였으나 넥슨의 <퀴즈퀴즈>는 <포트리스 2+>와는 달리 정식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일반 이용자 무료, PC방 유료라는 PC방 유료화 정책을 시도하여 PC방 협회와의 마찰을 빚었다.

결국 <퀴즈퀴즈>의 인기는 정식 서비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고 말았다. 반면 PC방 평생 무료화를 선언하며 흥행에 박차를 가한 <포트리스 2+>는 2000년 누적 가입자 6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한때 <리니지>를 능가하는 인기를 전 연령층에 걸쳐 얻으며 국민게임이라고까지 불렸다. 때마침 시작된 e스포츠의 열기를 타고 iTV나 온게임넷 등의 게임 방송에서 초기 e스포츠 종목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퀴즈퀴즈>를 승계한 게임 게임 장면.

그러나 <포트리스 2+>의 발목을 잡은 것 역시 수익 구조 문제였다. <포트리스 2+>는 <퀴즈퀴즈>의 실패를 거울삼아 기본 게임은 무료로 서비스하는 대신 게임 캐릭터를 유료 상품화하는 부분 유료화 수익 구조를 만들려고 했지만 게이머들에게 외면을 받으며 수익 구조 개선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정식 서비스 1년 만인 2001년 1월에 기존 방침을 뒤집어 <퀴즈퀴즈>와 마찬가지로 PC방 유료화를 선언하며 PC방 협회의 집단 반발을 빚었다. 결국 <포트리스 2+>도 <퀴즈퀴즈>와 마찬가지로 PC방과의 마찰로 인해 인기가 점점 사라졌고 이후 <포트리스 3 패왕전>이나 <뉴 포트리스>와 같은 후속작들이 모두 시장에서 참패하며 <포트리스>의 시대는 쓸쓸히 저물었다.

현재 <포트리스 2+>는 2004년 부분유료화 아이템을 추가하여 <포트리스 2 블루 포에버>라는 이름으로 CCR에서 서비스 중이며 <퀴즈퀴즈>는 넥슨의 라는 퀴즈 게임으로 계승되어 서비스되고 있다.

■정액제에서 부분 유료화로

엠게임의 새로운 성장 동력, 열혈강호 온라인2

3인칭 슈팅 온라인 게임 뜬다

<리니지>와 <포트리스>의 양강 체제였던 2000년 즈음의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이 낮은 정액제 게임과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캐주얼 게임들은 날이 갈수록 쏟아지는 신작 게임에 치이며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테스트의 의미가 강했던 ‘오픈 베타 테스트’가 테스트의 의미를 잃고 ‘오픈 베타 서비스’라는 얄궂은 이름으로 바뀐 것도 이 즈음부터다.

MMORPG는 여전히 가장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장르였지만 이른바 대세라 불리는 일부 게임의 선점효과와 함께 현금 거래 등의 부작용으로 ‘돈 되는 게임’에만 신규 게이머가 더 몰리는 현상을 겪으며 신규 흥행 게임이 일시적으로 더 이상 생기지 않을 정도였다.

캐주얼 게임의 경우는 더 심각했다. MMORPG에 견줘 부담 없이, 그리고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게이머의 충성도가 낮아 한 순간만 삐걱거려도 게이머들의 이탈률이 높았다.

게다가 <포트리스 2+>의 부분유료화 상품 실패와 PC방과의 분쟁은 캐주얼 게임에게 정액제를 선택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PC방 과금을 선택할 수도 없게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이런 와중에도 여전히 2000년 이후 온라인 게임은(이전에 견줘) 폭발적으로 등장했고 자연히 신작 게임의 성공 가능성은 등장하는 온라인 게임의 수에 반비례했다.

게임의 본질과 동떨어진 용어, ‘오픈 베타 서비스’

오픈 베타 서비스(공개 서비스)라는 용어는 2000년 즈음 이후 많이 쓰이기 시작하여 어느덧 사용된 지 10년이나 지난, 이제는 너무도 당연하게 쓰이고 있는 용어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용어에 대해 주저 없이 ‘게임의 본래 의미와 매우 동떨어진 잘못된 용어’라고 생각한다.
오픈 베타 서비스라는 용어가 나오게 된 책임은 1차적으로 게임회사 측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본래 온라인 게임은 어느 정도의 시제품이 나오면 내부 테스트와 클로즈 베타 테스트(비공개 테스트)를 거쳐 오픈 베타 테스트(공개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그런데 오픈 베타 서비스라는 용어는 공개 테스트가 필요한 ‘시제품’의 테스트를 하면서 ‘오픈 베타 서비스’, ‘신작 게임 무료 공개’등의 용어를 써서 시제품이 아닌 완성된 게임을 마치 무료로 게이머들에게 공개하는 양 현혹시킬 목적으로 이용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이머들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고객으로 참여하면서 자기의 권리만을 앞세워 게임의 유료화를 무작정 반대하여 게임 분위기를 악의적으로 해치거나 게임 이용료를 낼 생각이 없다는 이유로 이른바 무료 게임만 찾아다니는 ‘베타족’이 적지 않았으며 무료로 얻은 아이템과 캐릭터를 현금 거래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유료로 팔아 넘겨 노력의 대가(?)를 챙기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이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회사의 무료 마케팅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게임 흥행에 도움을 주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무료를 앞세워 게이머들을 자사의 게임으로 끌어들이려는 회사의 얄팍한 마케팅 전략과 고객으로서 최대한의 대접을 받고 노력의 대가도 챙기려는 게이머들 간의 욕구가 교차되는 악순환을 낳으며 잘못된 용어인 ‘오픈 베타 서비스’를 어느덧 마치 올바른 용어인 양 쓰이게 되었다.

그러나 근원을 보면 우리나라 시장에서 수익의 논리에 의해 게임의 완성도와 재미라는 본질이 철저하게 도외시된 증거이자 경쟁력을 상실하고 시장에서 쓸쓸히 물러난 온라인 게임들의 어두운 흥망성쇠 과정을 대변하는 용어라고 생각한다.

광고에까지 쓰이는 미묘한 용어, ‘오픈 베타 서비스’

결국 모든 게임을 정액제로 서비스하는 것은 불가능해지자 게임들의 수익 구조가 정액제에서 부분 유료화로 전환되는 흐름이 가속화되었다. 부분 유료화의 흐름은 MMORPG 장르부터 서서히 진행되었다. 그 이유는 MMORPG는 2000년 즈음까지만 해도 신작 게임으로 출시되면 ‘신작’이라는 프리미엄으로 몇 천 명 또는 그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MMORPG들은 신작 게임에 접속한 게이머들이 사라지기 전에 기본 게임은 무료로 하는 대신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며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바꾸었다. 이른바 ‘평생 무료화 선언’, ‘평생 무료 게임’이라는 말로(실제로는 부분 유료화로 서비스하는 게임이지만) 게임회사가 게이머들을 유혹하던 것도 이 시기부터다.

부분 유료화 게임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가격의 유료 아이템.

부분 유료화 게임에서 제공하는 유료 아이템의 개별 가격은 일반적으로 정액제 게임의 월 이용료보다는 적지만 게임 시스템상 유료 아이템을 계속 이용하도록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에 부분 유료화 게임에 몰입한 게이머들은 무료 게임을 하지만 정액제 게임의 월 이용료보다 몇 배에서 몇 십 배 정도의 이용료를 부담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또 게이머들은 사행 행위나 현금 거래를 유도하는 부분 유료화 게임들에 대해서 ‘돈만 아는 게임’이라는 악평을 하기에 이르렀고 결과적으로 게이머와 게임 사이에 어느 새 ‘부분 유료화 게임 = 정액제 게임보다 질 낮은 게임’이라는 나쁜 고정관념이 생기게 되었다.

결국 부분 유료화로 전환되었어도 게임 시장은 몇몇 게임들만이 이익을 보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게임들은 날로 늘어나게 되었다. 내실 없이 공짜 마케팅에 기댄 것이니 당연한 결과였다.

결국 2000년 이후 극소수 대박 게임을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들은 자의든 타의든 수익을 얻기 위해 부분 유료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게임회사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부분 유료화를 염두에 둔 유료 아이템까지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게 되었다.

■3차원의 시대가 열리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온라인 게임 시장은 더욱 성장했지만 아직까지 온라인 게임들의 그래픽 수준은 2차원, 즉 평면의 세계에서 머물거나 부분적인 3차원 효과를 이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2001년 11월 최초의 3차원 온라인 게임인 웹젠의 <뮤>(MU)가 정식 서비스되며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에도 3차원(3D)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사실 <뮤>는 완전한 3차원 온라인 게임이 아닌 2차원 배경에 3차원 캐릭터를 이용한 게임이었으나 2차원과 3차원 그래픽 기술을 잘 혼합하여 입체적인 공간감을 나타냈으므로 우리나라 최초의 3차원 온라인 게임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뮤>의 불법 서버를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뮤>는 <리니지> 못지않은 악평을 들은 게임이기도 했다. 그 이유는 오토라고 불리는 ‘자동 사냥’과 불법 서버가 매우 만연했기 때문이다. 이미 리니지에서 계정 및 아이템의 현금화를 위해 게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웬만한 문제를 다 경험했던 게이머들은 <뮤>에서도 똑같은 행동을 하였으며 자동 사냥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오토마우스’라 불리는 하드웨어까지 나오면서 <뮤>는 제재가 소용없을 정도로 자동 사냥이 만연하게 되었다.

자연히 <뮤>의 경제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되어 게임머니 대신 ‘축복의 보석’(일명 축석)과 같은 희귀 아이템이 게임 안의 화폐를 대신하기도 했다. 지금도 <뮤>가 실행되는 PC방은 마치 거대한 1인 작업장 집단을 보는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게임을 돌려놓고 ‘봇 프로그램’이나 ‘오토 마우스 등’을 작동시킨 다음 ‘띵’ 소리가 나면 축석과 같은 희귀한 아이템을 먹고 다시 자동 사냥을 하며 레벨 업을 하는 것이 전부기 때문이다. <뮤>는 최초의 3차원 게임이라는 기록 이외에 최초로 자동 사냥이 만연한 게임이라는 불명예도 같이 떠안았다.

최초 3차원(3D) 온라인 게임의 이름은 <뮤>가 가져갔지만 배경과 캐릭터에 모두 3차원 기술을 적용한 이른바 ‘풀 3D’를 구현한 최초의 온라인 게임은 나코인터랙티브의 <라그하임>이다.

<라그하임>은 ‘풀 3D’에 걸맞게 좌우 360도 회전, 시점 자유 변환, 1인칭 / 3인칭 복합 시점, 화면의 줌인 / 줌아웃 기능, 알파블렌딩 처리 등과 같은 3차원 게임의 기본이 되는 시스템을 모두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개방된 공간, 시간에 따른 그림자 및 날씨 변화 등 이전 게임이 구현하지 못한 3차원 가상 세계를(당시 기술로는) 거의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거기에 <라그하임>은 다양한 윈도 버전을 모두 호환하는 클라이언트를 내놓은 것은 물론 리눅스와 유닉스 등의 운영체제에서도 실행되는 클라이언트를 내놓아 윈도 이외 지원하지 않는 다른 온라인게임과 차별화되었으며 수천 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도 무리 없이 수용하는 양질의 서버기술 역시 <라그하임>의 인기를 드높이는 요인이 되었다.

최초의 풀3D 게임, <라그하임>

반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는 3차원 그래픽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뮤>나 <라그하임>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기술적으로는 3차원 그래픽으로 된 배경에 2차원 캐릭터를 조합한 만화풍 그래픽을 채용하여 원작의 세계관에서 나오는 만화 속 세상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데에 역점을 뒀다.

원작 만화 <라그나로크>를 기반으로 디자인된 귀여운 캐릭터와 몬스터, 다채로운 이모티콘을 이용한 감정표현, 각 직업들이 가지고 있는 생산 기술을 활용한 <라그나로크>만의 독특한 경제 흐름, PK 시스템을 배제하여 당시의 다른 MMORPG에 비하면 평화롭기까지 한 전투 시스템 등은 그간 남성 게이머들의 전유물이었던 MMORPG에 여성 게이머들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퍼블리셔, 그리고 게임 포털의 등장

온라인 게임 사업이 양적, 질적으로 발전해 나가면서 온라인 게임 사업에서도 게임의 유통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퍼블리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지 판권 계약관계를 통하여 개발과 유통을 분담하는 수준이었지만 게임 포털이라는 신개념 사업을 전개한 ‘넷마블’이 등장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넷마블은 나코인터랙티브의 <라그하임>을 자사의 게임포털 넷마블을 통해 서비스했는데 이것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게임 퍼블리셔의 가능성을 입증하였고 몇 년 뒤에는 온라인 게임의 자리가 없었던 FPS 게임 시장에 <카르마 온라인>을 서비스하면서 단시간에 8만 명의 동시접속자를 끌어 모으며 퍼블리셔와 게임 포탈에 대한 시장 인식을 완전히 바꿔 버리는 데에 한 몫을 담당했다.

넷마블의 등장 이후 고스톱, 포커 등의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하던 한게임(현 NHN)이나 수익 모델 부재로 고민하던 검색 포털들은 앞 다투어 게임포털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엔씨소프트나 웹젠 등의 시장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게임업체들도 자사의 사업을 한데 묶어 게임 포털화하며 유통 사업에 진출했다.

덕분에 경쟁은 치열해졌고 한게임이나 넷마블 등 큰 성공을 거둔 게임포털이 있는 반면 다음처럼 규모에 견줘 소소한 이익밖에 내지 못한 게임포털도 있었다. 심지어 무리하게 게임 포털화를 꾀하다가 사업을 완전히 망치는 경우도 많았다.

퍼블리셔의 등장은 이미 시장을 선점한 메이저 게임업체의 틈바구니에서 규모와 사업력의 부족으로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게임업체들에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였고 게이머들에게는 게임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회원 / 데이터 이전 문제 등의 분쟁으로 게이머의 권익은 안중에도 없는 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종종 방생했고 가능성 있는 게임을 사들이기만 할 뿐 현지화 및 운영의 묘를 보여주지 못하는 일부 퍼블리셔나 부실한 업데이트와 불성실한 게임 품질로 게이머와 퍼블리셔를 실망시키는 일부 악덕 게임회사들로 인해 서로의 신뢰와 게이머의 기대를 저버리기도 했다.

퍼블리셔의 개념을 바꾼 ‘넷마블’.

평면만이 존재하던 온라인 게임의 세계에 <뮤>, <라그하임>, <라그나로크> 등의 3차원이 가져다 준 충격은 리니지의 성공만큼이나 거대했다. <뮤>는 상용화 한 달 만에 개발비를 모두 회수할 정도의 이익을 올리며 리니지에 뒤이어 2인자의 지위를 굳혔으며 웹젠은 <뮤> 하나로 인해 나스닥 상장까지 성공했다. <라그나로크>와 <라그하임> 역시 먼저 상용화한 게임의 기세에 뒤지지 않는 인기몰이를 하면서 수만 명의 동시접속자를 끌어 모으며 시장에 안착했다.

<라그나로크>는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얻었다.

<라그나로크>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태국 등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은 <라그나로크>가 거의 평정하다시피 했으며 일본의 경우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들의 홍수 속에서도 <라그나로크>가 안착하며 당당히 문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라그나로크>는 세계적인 게임쇼인 E3에 출품한 뒤 50억 원 규모의 MOU 및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라그나로크>의 전 세계적인 성공은 얼마 뒤 <미르의 전설 2>가 중국에서 60만 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한 것과 더불어 해외진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기록되었다. 특히 그라비티가 세계적인 게임 개발/유통사의 지위를 획득하는 데에 일등공신이 되었다.

이들 세 게임은 온라인 게임 시장의 ‘파이’를 다시 한 번 키웠을 뿐만 아니라 PC방과의 분쟁으로 캐주얼 게임들의 시장 입지가 약화된 틈을 비집고 들어와 다시 온라인 게임 시장의 중심을 MMORPG 쪽으로 쏠리게 만들었다. 따라서 세간에서는 2001~2002년 사이에 공개 및 정식 서비스된 <뮤>, <라그하임>, <라그나로크> 등을 가리켜 ‘제 2세대 게임’ 혹은 ‘포스트 리니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리니지>의 성공 이후 뒤이은 게임들이 <포스트 리니지>를 노린 것처럼 2001년 이후 시장에 출시되는 게임들은 이들 게임의 뒤를 좇아 너도 나도 3차원 그래픽 기술을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리니지>의 뒤를 좇아 나온 게임들 중 제대로 성공한 게임이 별로 없었던 것처럼 뒤이은 게임들은 기술적 요인이나 품질 저하로 인해 한빛소프트의 <탄트라>처럼 회사에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안겨주거나 기존 게임들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이름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쓸쓸히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오픈 베타테스터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상용화를 거치면서 사라진 <샤이닝로어> 같은 게임은 아직까지도 재 서비스를 청원하는 게이머들이 있어 그나마 ‘이름이라도 남겼다’는 점을 보면 행복한 게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블록버스터 MMORPG, 그리고 장르 다변화
3차원으로 넓어진 온라인 게임의 판도는 만 2년이 흐른 뒤 고품격 패키지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그래픽을 가진 또 하나의 흥행 게임을 낳았는데 그것이 바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2>였다.

처음 이 게임을 본 관계자나 게이머들은 당시의 서버 기술로는 <리니지 2>를 온라인에서 구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으나 엔씨소프트는 그 예상이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개인상점의 난립으로 마을에 랙 현상이 심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권장 제원 한도에서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리니지 2>로 다시 한 번 성공을 거둔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2>로 또 한 번의 주목을 받고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 과정은 <리니지 1>보다 쉽지 않았다. 그것은 기술력이나 게임 품질 문제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일관성 없는 심의 기준 때문이었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에는 15세 이용가 등급을 받은 리니지 2는 정식 서비스를 준비하며 그 전부터 지적되어 오던 폭력적인 부분을 수정했는데 도리어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게 되었다.

이해할 수 없는 기준으로 인해 등급이 상향 조정되었기 때문에 엔씨소프트와 영상물등급위원회 간에 분쟁이 발생했고 거기에 더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리니지 2>를 2004년 5월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결정하여 이중규제 논란까지 발생하여 <리니지 2>는 정부의 규제에 의해 한동안 발목을 잡혔다.

<리니지 2>를 둘러싼 논란은 청소년 유해매체물 결정이 법원에 의해 집행 정지되고 이후 등급 조정을 영상물등급위원회(현재는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일원화하는 쪽으로 일단락되었다.

<리니지 2>의 성공 이후 액토즈 소프트의 , 데브캣-넥슨의 <마비노기>, CCR의 , NHN의 <아크로드> 등 오랜 제작기간과 높은 제작비, 그리고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한 온라인 게임들이 속속 선보이게 되었는데 이런 블록버스터 게임들은 오랜 제작기간과 많은 자본 투자 이외에 게임이 추구하고자 하는 세계관이나 타깃 게이머의 계층 등이 과거의 게임들에 비해 훨씬 명확하다는 특징을 지녔다.

의 이미지에 많이 기여한 매력적인 캐릭터 ‘레디안’

예를 들어 의 경우 피와 살이 튀는 효과 등의 성인에게 걸맞은 전투 시스템과 함께 마케팅 측면에서는 ‘레디안’이라는 섹시 캐릭터를 간판으로 삼아 성인 전용 온라인 게임임을 어필했다.

<마비노기>는 이전의 무한 마우스 클릭 방식 전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독특한 게임 시스템과 카툰 렌더링 기법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했고 은 SF MMORPG로서 PVP(Player vs Player)가 아니라 벨라토-코라-아크레시아의 3종족 대립관계, 즉 RVR(Realm vs Realm)을 기반으로 한 공상 과학 문명 배경의 가상 세계를 연출했다.

이렇게 블록버스터 게임들이 속속 나오는 와중에 장르 다변화의 움직임도 매우 거세게 일어났다. <포트리스 2+> 이후 잠시 잠잠하던 캐주얼 게임의 인기는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앤비>가 등장하면서 다시금 불붙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앤비>는 정식 서비스 약 2개월 만에 동시접속자 20만을 돌파하고 뒤이어 <리니지>가 가지고 있던 동시접속자 30만의 기록마저 깨 버리면서 적잖은 게임 개발사들이 캐주얼 게임 개발로 급선회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넥슨은 그 이후 약 2년에 걸쳐 최초의 횡스크롤 MMORPG인 <메이플 스토리>와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앤비>의 캐릭터들을 활용한 레이싱 게임인 <크레이지 레이싱 카트라이더>를 연이어 내놓으며 캐주얼 게임 부문에서 으뜸가는 개발/유통사의 입지를 굳혔다.

끝없이 제기되는 저작권 분쟁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은 저작권과 관련된 분쟁이 매우 빈번한데 그 이유는 개발자와 게임회사가 저작권 문제에 프로답지 못한 자세를 가지고 있지 못하며 저작권에 대한 개념도 희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게임과 관련된 저작권 분쟁의 대표적 사례와 결과는 다음과 같다.
<리니지> - 2001년 2월 만화 <리니지>의 원저작자인 신일숙 씨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리니지>의 캐릭터 상품화에 반발하여 소송 제기. 2001년 12월 신일숙 씨는 10억 원을 받고 엔씨소프트에 <리니지>의 저작권을 양도하는 것으로 합의함.

<포트리스 2> - 2001년 6월 <포트리스 1>의 저작권을 가진 넷츠고가 CCR의 <포트리스 2> 에 대한 서비스 중지 가처분 신청 제출. 이후 2001년 9월 <포트리스 1의 저작권>은 넷츠고에 있으며 <포트리스 2>와 <포트리스 2 블루>는 CCR에 저작권이 있고 CCR은 <포트리스 1>의 1차 저작권을 인정하고 <포트리스 2>와 그 후속작을 제작, 유통시 넷츠고에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으로 CCR 및 넷츠고가 합의함.

<신 야구> - 코나미의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를 표절했다는 이유로 제소 당했으나 2007년 8월 소송이 기각됨.

<위키> -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이미지가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을 표절했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이후 해당 프로젝트가 중단되었음.

<미니파이터> - 일본 캡콤의 <포켓파이터>를 도용했다는 비판으로 우리나라뿐만 물론 일본에까지 조롱거리가 됨.

<리니지 3> 프로젝트 소스 코드 유출 - <리니지 3> 프로젝트 중단 이후 엔씨소프트를 퇴사하여 블루홀 스튜디오를 세운 개발자들이 <리니지 3> 프로젝트의 소스 코드를 유출한 혐의로 엔씨소프트에 민, 형사상 고소를 당함. 현재 개발자 7명이 기소되어 있으며 엔씨소프트는 형사소송과는 별도로 65억 원의 민사소송을 별도로 제기했음. 이후 블루홀 스튜디오는 신작 게임 <테라>를 NHN과 계약하여 NHN-엔씨소프트의 관계가 껄끄러워짐.

※ 저작권 분쟁 1위(?)는 단연 넥슨

<엑사인> - 원제목은 당시 흥행하던 FPS게임 <카르마 온라인>과 동명인 <카르마 온라인>이었으나 출시 이후 드래곤플라이와 상표권 분쟁이 발생했고 넥슨은 이 분쟁에서 패배하며 자사의 게임 이름을 <엑사인>으로 변경하게 됨.

<건바운드> - <포트리스>를 표절했다는 의혹 때문에 CCR이 소송을 제기했으나 CCR의 소송이 기각됨.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앤비> - 허드슨의 <봄버맨>을 표절했다는 의혹 발생. 결국 약 1년간의 소송 끝에 허드슨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로열티 지급과 함께 양 사가 비앤비 관련 후속개발에 공동 협력하기로 합의함.

<워록> - 배틀필드의 게임 시스템을 베꼈다는 지적 이외에 <배틀필드 1942: 데저트 컴뱃>의 사운드 소스와 텍스처를 도용한 것이 여러 경로로 지적되었으나 이에 대한 별다른 조치 없음.

<카트라이더> - 닌텐도의 <마리오카트>를 표절했다는 지적에 휩싸였으나 소송에서는 승소. 하지만 중국에 진출하자 중국 업체들에 의해 <카트라이더>를 표절한 중국산 게임이 6개 이상 등장하여 몸살을 앓게 되었으며 저작권 문제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넥슨의 입장은 게이머들에게 웃음거리가 됨.

<제라> - 개발 과정에서 제라의 개발자가 당시 경쟁 게임이던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비롯하여 몇몇 게임들의 원화를 도용하여 구설수에 오름. 넥슨의 공식 사과로 마무리.

한편 넷마블의 <카르마 온라인> 유통을 통해 FPS 게임이 온라인에서도 흥행 장르로 자리 잡았지만 우리나라 온라인 FPS 게임이 시장을 지배하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열광시키며 e스포츠 게임으로 자리 잡은 <카운터 스트라이크>(Half-Life: Counter Strike)의 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판도는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제작사인 밸브(Valve Corporation)가 자사의 스팀(Steam)서비스를 통하여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네트워크 플레이에 요금을 부과하려는 정책을 이용하면서 PC방과 분쟁을 일으켰고 합의가 결렬된 PC방 협회가 대체 게임으로 2004년 8월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스페셜포스>를 선정하면서 아주 급격히 달라졌다.

<스페셜포스>는 PC방의 전폭적 지원 속에 최대 14만 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MMORPG와 캐주얼 게임뿐만 아니라 FPS 게임도 흥행 장르로서의 가치가 충분함을 보여주었고 국내 FPS 게임 시장을 국산 온라인 FPS 게임이 장악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스페셜포스>는 약 1년 뒤 등장한 <서든 어택>과의 경쟁에서 밀려나 현재는 2인자의 위치에 머물러 있지만 2009년 들어 <스페셜포스> 프로게임단 창단과 협회 공식 프로리그까지 개최되면서 e스포츠 종목으로는 <서든 어택>보다 한 발 먼저 발돋움하는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블록버스터나 캐주얼/FPS 게임과는 약간 다른 이야기이지만 중국에서 60만 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흥행한 <미르의 전설 2>의 성공사례는 무협 게임 개발과 중국 진출에 촉매로 작용하여 <디오 온라인>(D.O Online), <시아>(Xiah), <구룡쟁패>, <십이지천> 등의 무협 MMORPG들이 우리나라에 완전히 뿌리내리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여겨지는 중국 시장에 많은 게임들이 진출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중국 게임업체 ‘샨다’가 <미르의 전설 2>를 도용한 것으로 알려진 <전기세계>를 내놓은 것도 모자라 분쟁 관계에 있던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해 버린 사건은 우리나라 게임계를 경악시켰고 이후 빈번해진 우리나라 게임업체에 대한 중국발 사기행위와 중국의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현재는 중국 시장을 단순하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에서 최초로 성공했던 <미르의 전설 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그 장엄한 침공
<리니지 1>과 <리니지 2>를 위시한 수많은 게임들이 자웅을 다투던 2004년, 그 전까지 ‘한 번도 외국산 온라인 게임이 성공해 본 적이 없는’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시장에 <워크래프트 2>, <디아블로 1>,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 <워크래프트 3>를 차례대로 히트시키면서 ‘우리나라 게임 시장에서 흥행에 한 번도 실패해 본 적이 없는’ 블리자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블리자드가 야심차게 들고 나온 온라인 게임은 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당시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도전은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다. MMORPG 부문은 <리니지 1, 2>를 비롯하여 <뮤>, <라그나로크>, 등의 상용화 / 비상용화 게임들이 서로 경쟁하며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었으며, 캐주얼 게임 시장은 <메이플 스토리>나 <카트라이더>를 비롯한 넥슨의 게임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FPS 시장은 밸브사와 PC방 협회와의 분쟁으로 인해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대체게임으로 선정되면서 급격하게 성장한 <스페셜포스>가 시장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과거에 우리나라 시장에 도전한 외국산 게임들이 특별히 나빴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최고의 게임들이 우리나라 시장에 도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쉬론즈 콜 1, 2>, <에버퀘스트>,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 <쉐도우베인> 등 게임 마니아들이라면 이름만 대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게임들이 우리나라 시장을 노크했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쓸쓸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외국산 온라인 게임의 실패에는 북미와 우리나라의 온라인 게임에 대한 가치관과 지향점 차이가 틀리고 플레이 스타일도 매우 다르다는 근본적인 문제와 현지화의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점을 볼 때 누구 한명만의 잘못만은 아니었다.

그렇게 모든 외국산 온라인 게임이 처참하게 실패한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시장에 블리자드가 진출한 것은 자연히 큰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기대작의 반열에 끼워 주며 화려하게 조명을 해 주는 속내에는 블리자드를 경쟁상대로 보는 관점보다 이번에야말로 블리자드의 이름값에 큰 흠집을 낼 정도의 참패를 당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리니지 1, 2>를 최고의 흥행 게임으로 올려놓은 엔씨소프트조차 당시 회사 내부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성공을 거둔다 해도 동시접속자 2만 명 선에서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자사 게임의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얕잡아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약 10개월 동안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한글화를 비롯한 현지화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며 게이머들에게 공개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인기는 이런 부정적인 기대들을 한 순간에 모조리 뒤집어 엎어버렸다.

2004년 11월 오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되자마자 얼마 안 있어 폭발적인 회원 가입으로 인해 블리자드가 회원 가입을 일시 중단할 정도의 인기몰이가 연일 지속되었으며 게임에서는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버를 65대까지 늘려야 했을 정도로 많은 게이머들이 몰렸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외국산 온라인 게임 중 최초로 성공을 거두었다.

게이머들은 모내기랙(아이템을 주울 때 서버 문제로 제대로 주워지지 않아 모내기를 할 때처럼 캐릭터가 장시간 쭈그려 앉아있는 현상)등의 크고 작은 오류에 시달리면서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방대한 세계관과 시나리오, 그리고 기존 외국산 온라인 게임과는 다른 거의 완벽에 가까운 한글화에 감탄했으며 친숙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얼라이언스 진영 종족뿐만 아니라 처음엔 비호감으로 느껴졌던 호드 진영 종족의 독특한 매력에도 매료되었다. 자연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인기는 당시의 모든 게임들을 압도하였다.

약 두 달 남짓의 오픈 베타 테스트 동안 모든 우리나라 게임을 무릎 꿇리며 군림의 시작을 알렸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월 2만 4,750원의 가격으로 월 정액제를 발표하며 2005년 1월 18일에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예상보다 높은 요금에 당시 게이머들은 반발했고 게다가 PC방 과금 정책으로 인해 PC방 협회와도 충돌하며 PC방 협회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대체 게임으로 <실크로드 온라인>을 선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블리자드의 과금 정책을 수용할 수 없었던 PC방 협회는 <퀴즈퀴즈>, <포트리스 2+>, 그리고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PC방에서 퇴출시킨 것처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역시 퇴출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허나 상용화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흥행 성적을 다소 감소시켰을 뿐 흥행 가도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 게이머들의 불만은 좋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다는 욕구 아래 어느 새 잦아들어 버렸고 PC방 협회의 대체게임 전략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원하는 수많은 고객들의 불만으로 처참하게 실패하여 불매운동의 동력을 상실한 것은 물론 PC방 협회의 위상까지 크게 약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여기에는 <실크로드 온라인>의 재미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비교 대상이 되지 않았던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확장팩을 거듭하며 재미를 더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정식 서비스 초기의 서버 불안을 <불타는 성전>, <리치 왕의 분노>등의 확장팩을 비롯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게임의 수준을 높여 가며 극복했고 가격 할인(월 19,800원)과 지속적으로 게임의 진입 장벽을 낮춰 신규 게이머들을 유치하는 전략을 통해 흥행 동력을 계속 이어갔다.

이런 노력으로 외국산 온라인 게임의 무덤인 우리나라에서 10만 명에 가까운 동시접속자 수를 아직도 유지하며 Top 5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게임 시장에서 블리자드의 불패 신화 역시 깨지지 않았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성공 요인 : 잘 숙성된 명품 포도주와의 비유

유명 만화 <신의 물방울>에도 나온 이야기지만, 명품 포도주를 만드는 요소는 <천, 지, 인>(天, 地, 人)으로 요약된다. 하늘에서는 태양빛과 적절한 바람, 습도를 선사하고 땅은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한다. 그리고 양조사가 열정과 기술, 깨끗한 마음으로 술을 빚어 잘 숙성시키면 이른바 명주(名酒)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성공 요인에 비유해 보면 먼저 천(天)은 블리자드가 가지고 있는 게임 제작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비록 다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특이한 요소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다른 개발사에 견줘 그다지 돋보이지 않지만 널리 쓰이는 게임 시스템부터 게이머들의 의견까지 다양한 요소를 수렴하여 적절한 짜임새를 가진 블리자드만의 게임으로 만들어 내는 데에는 독보적인 기술을 가졌다. 이는 포도의 열매가 태양빛에서 바람까지 적절한 기후 요소 아래 익어가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다음으로 지(地)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모태가 된 워크래프트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워크래프트 1, 2, 3>부터 비록 개발 중단되었지만 <워크래프트 어드벤처>에 걸쳐 10년 이상 숙성된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은 방대함에 세월의 깊이까지 더해져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 통용되는 어느 온라인 게임의 가상 세계와 견주어 봐도 비교 우위에 설 만큼 훌륭하다. 이는 포도나무와 열매가 비옥한 땅에서 풍부한 영양을 공급받아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에 대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人)은 블리자드의 게임에 대한 유지/보수 능력이다. 블리자드는 두 편의 확장팩을 포함한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밸런스 조정으로 직업 편중 현상과 콘텐츠 부족 현상을 대부분 미연에 방지하였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지속적인 시도로 신규 게이머를 유입시켰으며 현금 거래, 작업장, 불법 프로그램 등에 타협하지 않는 정책으로 게이머들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게임으로 즐길 때에 가장 재미있도록 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는 양조사가 정성껏 술을 빚고 숙성시켜 시장에 내놓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는 필드 전쟁의 미흡함, 서버 기술의 한계, 한때 발생했던 대규모 계정도용 사태 등 결점도 있으므로 무작정 명주에 비유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현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전 세계적으로 얻는 신뢰와 사랑을 보면 필자의 비유가 전혀 타당성이 없지는 않다.

■3강 구도의 재편 속에 벌어진 블록버스터의 연이은 몰락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흥행으로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시장은 다시 한 번 더 양적, 질적으로 성장했지만 시장 선점 게임의 입지 변화는 차츰 가속되어 갔다. <리니지 1, 2>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위세에 눌려 점유율 하락을 피할 수 없었고 <뮤>는 이후 2인자의 자리에 영영 오르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쓰러뜨리기 위해’ 시장에 나선 블록버스터 게임들에게는 더욱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대적인 광고와는 반대로 자신이 비석 신세가 된 <아크로드>.

비교 광고를 통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리니지 2>를 장사지내려 했던 게임인 NHN의 <아크로드>는 막강한 광고 물량과 우수한 그래픽을 앞세워 한때 PC방 점유율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제치는 등 인기몰이를 했지만 정식 서비스 이후 처참하게 패배했고 <아크로드>는 NHN에게 큰 손실을 안겨주었다. ‘학원 온라인게임’이라는 장르로 개발된 <요구르팅> 역시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콘텐츠 부족을 극복하지 못하고 2년 만에 서비스가 종료되었다.

블록버스터와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게임 가운데 <던전 앤 파이터>의 성공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오히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쟁 게임은 2005년 여름, MMORPG가 아닌 액션 및 FPS 장르에서 나왔다. 바로 추억의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을 연상시키는 그래픽 효과와 조작법을 이용하며 액션 장르의 흥행 사례를 만든 네오플의 <던전 앤 파이터>와 스페셜포스의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후생가외’(뒤에 등장한 사람이 앞으로 더 무섭다는 속담)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PC방 점유율 1위를 MMORPG 장르 게임들에게서 빼앗아 온 게임하이의 <서든 어택>이 그 주인공이다.

이 두 게임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3강 체제를 구축하게 되었다. <서든 어택>은 이후 20만 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아이온에게 PC방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기까지 104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지 않는 등 최고 흥행 FPS 게임이 되었고, <던전 앤 파이터> 역시 액션 게임의 시장 개척에서 그치지 않고 그 영역을 아시아 전역으로 넓힌 끝에 최근에는 한, 중, 일 동시접속자 2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서든 어택>과 <던전 앤 파이터>의 어두운 그림자

<포트리스 2> 이후 국민게임으로 불릴 만큼 많은 이들이 즐기는 <서든 어택>과 액션 게임에서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던전 앤 파이터>는 최고의 흥행 게임이지만 아쉽게도 밝은 면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서든 어택>의 경우 초등학생들을 비롯한 등급 위반 게이머들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이들은 부모 혹은 친척 등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여 가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거기에 청소년에 대한 관리/감독의 의무를 지어야 하는 PC방에서도 이런 부분을 제지하지 않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여 <서든 어택>을 즐기는 초등학생이 약 100만 명 정도로 예상된다고 한다. 게임의 폭력성 등으로 인해 서든 어택이 15세 / 18세 이상 이용가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역대 최악의 이벤트로 기억될 민수 찾기 이벤트.

<던전 앤 파이터>의 경우 12세 이용가 버전도 있어서 <서든 어택>처럼 주민등록번호 도용의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2006년 8월부터 약 1년여 간 중국발 대규모 크래킹 사태로 인해 큰 곤욕을 겪어 불법 프로그램 이용 계정 15,000여개를 영구 제재하고 불법으로 생성된 게임머니 3,000억 골드를 회수한 뒤 보안 시스템을 강화한 뒤에야 크래킹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본명에 ‘민수’가 들어가는 게이머를 많이 추천하는 게이머에게 레어 아바타를 주겠다는 ‘민수 찾기 이벤트’가 개인정보를 악용한다는 문제 제기로 인해 한 번 더 구설수에 오르며 <던전 앤 파이터>에 대한 불신은 그 인기만큼이나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서든 어택>과 <던전 앤 파이터>의 성공과는 달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직접 노리고 나선 블록버스터 게임들몰락을 거듭했다. 이른바 2006년 BIG 3으로 불리던 웹젠의 <썬>(SUN, Soul the Ultimate Nation), 넥슨의 <제라>(Zera), IMC게임즈-한빛의 <그라나도 에스파다>(Granado Espada)는 엄청난 마케팅과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실망스러운 게임성으로 인해 게이머들에게 시장에 나서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외면당했다.

사정은 2007년 이후에 나타난 블록버스터 게임들의 운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막대한 광고비와 제작비를 투입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2>, 넥슨의 과 같은 국내 블록버스터는 물론 <디아블로>의 아버지로 우리에게 친숙한 빌 로퍼의 플래그쉽 스튜디오가 개발한 <헬 게이트: 런던> 같은 해외 기대작까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비롯한 기존 게임의 싸움에서 밀리며 대실패를 거두었다.

특히 <헬 게이트: 런던>은 <디아블로>에서 보여줬던 박진감 있는 전투와 화려한 액션을 현재의 런던을 배경으로 구현하면서 ‘제 2의 성공 신화를 쓰는가’ 했지만 온라인 게임에서 갖춰야 할 기본 편의시설과 콘텐츠 추가를 너무 등한시했기에 온라인 게임으로서는 실격에 가깝다는 혹평을 들었다. 차라리 패키지 게임으로 나왔다면 비판을 덜 받았을 게임이었다.

어쨌거나 게임 이름은 잘 짓고 봐야 한다.

<헬 게이트: 런던>은 게임 타이틀 그대로 자신이 헬 게이트(지옥)에 빠져 버리며 개발사인 플래그쉽 스튜디오를 도산으로 몰아넣었고 이 게임에 투자한 한빛소프트 역시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웹젠 역시 복합장르 게임인 <헉슬리>로 다시 한 번 인기몰이를 노렸지만 화려한 그래픽에 견줘 콘텐츠 부족과 FPS가 가미된 MMORPG라는 장르 특색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여 외면당하며 NHN에 인수되고 말았다.

2007년은 명실 공히 FPS의 해였다.

2007년은 블록버스터 게임들 이외에도 ‘FPS의 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FPS 게임이 제작 발표되거나 시장에 선보였다. 엔씨소프트의 <포인트 블랭크>, 네오위즈의 , <크로스파이어>와 같은 정통 FPS부터 NHN에서 서비스한 <울프팀>이나 효성CTX의 <랜드매스> 같은 특이 소재를 채용한 FPS까지 약 30여 종의 FPS 게임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들 중 시장에 안착한 게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