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중고생 정신건강 위기는 우리 사회 자화상
20090824003796
-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의 12.9%는 정신건강 정밀검진 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8명 중 1명이 우울, 불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ADHD) 등으로 정서와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초등학교 1·4학년, 중·고교 1학년 학생 7만43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선별검사 결과다. 정밀검진이 필요한 학생 비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았다.
얼마 전 의료계가 전국 고교 1·2학년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양극성 장애(조울병 ) 선별검사에서도 5.2%는 양극성 장애가 의심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입시 를 앞둔 고교 3학년이 조사대상에 포함됐다면 더욱 심각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공부에 짓눌리면서 학교와 학원, 집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우리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심각함을 말해준다.
학교 폭력이나 청소년 자살이 급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10대 청소년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4.6명으로 교통사고에 이어 사망 원인 2위다. 우리 사회가 정신적으로 건강한지를 돌아보게 된다. 급속한 사회경제적 변화 등으로 정신적 환경이 황폐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는 초·중·고생 정신건강 문제의 원인이다.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나도 사회적 편견이 두려워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 가정과 사회는 아이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세심히 살펴야 한다. 그래야 스트레스가 쌓여 정신이 병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야말로 청소년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다. 교육 당국부터 수월성 교육이나 영어 몰입교육에 집중하는 반만큼이라도 힘을 쏟아야 한다. 당국은 미래의 동량인 우리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주요과제로 삼아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 기사입력 2009.08.24 (월) 20:57, 최종수정 2009.08.24 (월)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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