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더운 날씨에 움직이기도 힘들어지는 때가 있다. 덥다고 칭얼거리며 밥도 잘 안 먹고, 잠을 잘 때도 조금이라도 찬 곳을 찾아 방안 곳곳을 돌아다니는 아이를 보면 엄마의 마음도 안타깝다. 다른 아이들은 괜찮은 것 같은데 유독 우리 아이가 심하게 더위를 탄다면 건강이 안 좋은가 싶어서 더 걱정이 된다.

청주 함소아한의원 이창우 원장은 "아주 덥지 않은 날씨에도 유독 아이가 힘들어하고 지친다면 '주하병'일 수 있다"고 말한다. 진액과 기의 소모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아이들이 적절한 여름 건강관리로 기운을 되찾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주하병, '열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몸'이 원인

주하병은 몸이 계절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것이다. 원래 여름이 되면 더운 열기에 진액이 마르고, 속의 양기가 겉으로 몰리기 때문에 속은 차가워지게 마련이다. 기가 충분한 사람의 경우 외부의 변화에 빨리 적응하여 부족한 진액을 생성하고 속의 양기를 적절히 유지하여 건강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원기가 부족한 경우, 진액이 손상되고 기가 허해지면서 주하병에 쉽게 걸리는 것이다. 오랜 감기, 만성질환, 심한 열병을 앓은 후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도 많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머리가 아프다 ▶머리 부위, 이마에서 땀을 비 오듯 흘린다 ▶다리에 힘이 없다 ▶진액이 손상되어 갈증이 난다 ▶입이 마르고 입맛이 없다 등을 꼽을 수 있다.

심장의 불기운을 다스리고 신장을 보하는 것이 우선

우리 몸의 오장육부는 자연의 흐름을 따라간다. 여름철은 특히 심장의 불기운이 강하고 신장(진액의 저장고)의 기운이 약한 계절이다. 기의 소모가 많은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진액과 기의 손상을 막고 불을 키우지 않는 것이 여름 건강관리의 기본이 된다. 한방에서는 여름철 소모되기 쉬운 원기와 진액을 보하는 보중익기탕, 삼귀익원탕을 처방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화를 내는 등 감정적인 기복이 심해지면 심장의 불기운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되도록 마음을 편안히 먹는 것이 좋다. 노약자는 체력소모가 심한 일은 피하여 심장의 부담을 덜도록 한다.

'여름은 여름답게' 보내는 생활 습관도 필수

여름에는 해가 빨리 떠서 하루의 시작이 빨라진다. 우리 몸도 이에 적응하도록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여름철 건강관리의 첫 걸음이다. 조금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도록 하며, 잠이 부족하다면 시원한 곳에서 3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날이 더워지면서 체온이 올라가면 우리의 몸은 과다한 열을 땀으로 배출시킨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세게 틀 경우 열려 있던 모공에 갑자기 찬 기운이 들어가면서 냉방병, 여름감기에 걸릴 수 있다. 되도록 에어컨 사용은 최소로 하며, 많이 더운 날에도 실내 온도는 26∼28˚C 정도로 유지하도록 한다.

뜨거운 외부 열기로 피부에 기운이 몰리면 속은 차고 허해진다. 이때 덥다고 찬 음식, 찬 음료를 많이 먹으면 위와 장에 부담을 주어 소화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인삼 삼계탕, 카레 등 성질이 따뜻한 음식으로 속을 데우고 적당히 땀을 내는 것이 좋다. 수박, 토마토, 오이 등 제철 과일과 채소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여름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므로 자주 먹도록 한다.

*도움말 - 이창우(청주 함소아(含笑兒)한의원 원장)

진액을 보하고 원기를 돋우는 '한방차 만들기'

◆생맥산 차

재료: 맥문동 40g, 인삼 20g, 오미자 20g, 물 2∼3ℓ

만드는 법: 오미자를 냉수에 10시간 정도 담가둔다. 여기에 맥문동, 인삼을 넣고 약한 불에 3∼4시간 달인 후 식혀서 냉장 보관한다. 원기를 돋우어 여름철 상하기 쉬운 기를 보해주며, 갈증 해소와 식욕 증진에 좋다.

◆활석산

재료: 활석 60g 감초 10g

만드는 법: 활석과 감초를 6:1의 비율로 섞어 곱게 간 후, 한번에 6g 정도 물에 타서 먹는다. 진액을 보충하여 갈증을 없앤다. 여러 가지 약, 술, 음식의 독성을 풀어주며, 잦은 구토나 설사, 소변이 나오지 않는 증상에도 효과적이다.

출처 : 함소아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