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안과에서 시력검사를 받고 있다. 디지털기기로부터 아이들의 눈 건강을 지키려면 평소 사용시간을 제한하고 바른자세를 갖게 하는 게 필요하다. TV를 볼 때는 화면을 올려다보지 않게 하고 1시간에 10분 정도는 눈을 쉬게 한다. 게임기나 컴퓨터를 볼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게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실시한 2010년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3~9세의 인터넷 이용률은 85.5%이며, 3~5세 유아의 인터넷 이용률은 63.0%에 이른다. 하지만 아이들이 똑똑해진 만큼 눈 건강에는 비상이 걸렸다. 스마트폰·PC·게임기 등 디지털 유해환경으로 눈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아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근거리 작업이 근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 외에도 눈의 피로감을 가중해 시력을 약하게 한다. 좋지 않은 시력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글씨를 힘주어 보다 보면 눈의 피로감이 누적돼 근시가 악화한다. 특히 컴퓨터나 게임기, 스마트폰과 같은 화면을 볼 때에는 집중도가 높아져 눈 깜빡임 횟수가 현저히 줄어 시력에 영향을 준다. 보통 15~20초에 한 번씩 눈을 깜빡이지만 화면을 볼 때에는 1분 이상이 넘도록 깜빡이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눈 깜빡임이 줄어들면 안구가 건조해져 쉽게 피로해지고, 피로가 반복되면서 시력저하로 이어진다.

또 밖으로 나가 노는 시간보다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컴퓨터를 보는 시간이 많은 요즘 아이들은 이전보다 눈의 피로를 과중시키는 환경에 노출돼 있어 근시가 더 일찍 시작된다. 근시는 어린 나이에 시작될수록, 근시 정도가 심할수록 진행이 빨라진다. 따라서 근시를 유발하는 주변환경을 빨리 바꿔줘야 한다.

◆7~8세 이전엔 시력검사 꼭 받아야

디지털 유해환경으로부터 아이의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평소 세밀한 관찰과 함께 정기적인 시력검사가 필요하다. 생후 6개월이 되면 보통 0.1 정도의 시력이 형성되고, 8세 정도 되면 성인과 같은 시력을 갖게 된다. 신체의 성장과 더불어 안구도 성장하고 있는 어린 시절에는 시력이 제대로 발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약시와 같은 문제가 있다면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히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시는 시력 발달이 끝나는 7~8세 이전에 반드시 검사를 받아 아이의 시력에 문제가 없는지를 짚어봐야 한다. 약시는 말 그대로 시력이 약한 것인데, 안구 자체에 이상이 없지만 시력장애가 있고 안경을 써도 시력이 교정되지 않는 경우다. 약시는 조기에 발견하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므로 최대한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멀리 있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근시는 보통 10세 전후부터 시작돼 서서히 진행된다. 근시는 20세 전후까지 진행되다 멈추기 때문에 성인이 된 이후에는 거의 도수 변화가 없다. 하지만 진행 인 성장기에는 안구 축이 바뀌면서 시력이 자주 변하기 때문에 6개월마다 시력 검진을 받아 현재 끼고 있는 안경 도수가 적당한지, 다른 이상은 없는지 체크해야 한다.

성장기에 발생한 근시는 한 번 발생하면 성인이 될 때까지 꾸준히 진행되고 치료가 불가능해 부모를 속상하게 한다. 뚜렷한 발병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완전한 예방법 또한 밝혀진 바가 없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18세까지 시력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꾸준한 시력관리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태다.

최근에는 근시 아동들의 안구운동을 도와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근시완화 안경렌즈들이 선보이고 있다. 칼자이스의 ‘마이오비전(MyoVision)’은 안구의 중심부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들어오는 빛의 상도 망막의 안쪽에 맺히게 해 안구가 계속 길어져서 근시가 진행되는 현상을 컨트롤해 근시 진행을 완화하는 원리다.

김 원장은 “근시는 한번 진행하면 완치될 수 없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고도근시로 이어지거나 학습장애와 같은 2차 문제들을 유발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백내장·녹내장·사시 등 안질환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현저히 높기 때문에 부모들의 세심한 자녀 눈 건강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