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생 아들을 둔 김현숙 씨는 요즘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들이 방학 동안 부족한 공부를 하기는커녕 놀러 다니는 데만 정신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책상 앞에 앉아도 30분을 채우지 못하고 간식을 먹으러 나오거나 전화를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현숙 씨는 어떻게 하면 아들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을지 걱정에 빠졌다.

집중력은 학습을 위한 기본 조건 중 하나다. 학습을 할 때는 먼저 시각, 청각 정보를 잘 받아들여 지각 기억으로 형상화하고, 이를 잘 집중해 단기 기억으로 넘긴 뒤 반복 학습을 통해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잘 형성된 장기기억도 서서히 감퇴되는데 이 때 추가로 기억을 환기시키는 과정, 즉 복습이 필요하다.

또한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해 오랫동안 잘 기억하기 위해서는 정서적인 안정이 필요하다. 주의력을 떨어뜨리는 여러 문제들은 학습 효율을 저해할 뿐 아니라 학습할 기회마저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학습 환경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오랜 시간 앉아 공부를 하면 성적이 잘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만 앉아 있는 시간과 성적은 비례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 앉아있더라도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을 만든다면 효과는 기대 이상일 수 있다.

일단 하루 일과표를 적어서 잘 보이는 곳에 붙이고 따라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일과는 가급적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일관되게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교에서 좌석배치를 효율적으로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급적 교사 가까이 앉고 모범이 될 수 있는 친구 옆에 앉는 것이 생활태도나 학습수행에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효과적인 과제부여기법을 사용한다. 무조건 한 가지 과제를 언제까지 해야 한다고 강요하기보다 과제물을 몇 가지 제시하고 그 중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하기 싫고 어려운 것을 먼저 하고, 재미있고 쉬운 것을 나중에 하게 한다.

‘성적을 많이 올려야 한다’는 추상적인 목표 보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현실적인 단계를 세우고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나의 과제를 잘 해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면 과제의 길이를 줄여주거나 세분해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부정적인 행동이 일어나려 할 때는 감정을 싣지 않은 가벼운 질책을 해 더 큰 문제행동을 방지한다.

다양한 감각을 통해 학습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눈으로만 책을 훑어보는 것보다는 소리 내어 읽고 중요한 키워드를 써보는 것이 훨씬 오래 기억된다.

집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생활습관 변화에도 신경 써야 한다. 가장 중요한 습관은 숙면이다. 정상적인 수면 요구량은 국제적 평균이 아동기 10시간 이상, 청소년기 9시간 정도다. 평소 피로가 잘 풀리는 수면시간을 정해 놓고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는 것이 좋다. 낮잠은 하루 45분 이내로 제한해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하루 1시간 정도는 운동하는 시간을 갖는다.

컴퓨터, 게임기, TV는 하루 총 사용시간을 정해 놓고 하루 2~3시간을 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번에 많이 하기를 원하는 아이는 며칠에 한 번 많은 시간을 하고 나머지 날은 손대지 않도록 한다.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식단을 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중을 돕는 음식은 단백질, 다당류,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이다. 낮에는 고단백 식단, 저녁에는 다당류 식단으로 식탁을 꾸미고, 평소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과 비타민, 미네랄 등이 고르게 함유돼 있는 영양제를 먹는 것이 좋다.

콩, 치즈, 달걀, 고기, 견과류 등에 단백질이 풍부하며 오렌지, 귤, 배, 자몽, 사과, 키위 등 야채와 과일이 대표적인 다당류 식품이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은 참치, 연어 등이다.

갑자기 혈당을 증가시킬 수 있는 단당류 식단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단당류 식단은 한마디로 가공·정제한 당분류, 즉 설탕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들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는 사탕, 꿀, 설탕, 밀가루 음식, 쌀밥 등이 포함된다.

※도움말=황준원 교수(을지대학교 강남을지병원 성장학습발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