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들의 11%가 정밀검진이 필요할 정도로 정신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정부 조사의 결과가 얼마 전 뉴스에서 보도되었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주의력 결핍(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과 우울감이, 그리고 중·고등학생들 중에는 불안감과 우울감이 높다고 한다.

인간의 일생에서 가장 기운차고 활발해야 할 시기에 불안감,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인은 어릴 때부터의 과도한 경쟁과 학습 부담 등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정신과'라는 이름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많은 부모들은 전문병원 방문을 꺼리는 실정이며 그 결과 문제가 있는 학생들 중에서 전문의로부터 진단을 받은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한다고 한다.

하버드 의과대학 임상정신과의 존 레이티 (John J. Ratey) 교수는 그의 저서인 'SPARK'라는 책에서 스트레스가 우리들의 감정과 뇌에 끼치는 영향은 우리가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수동적으로 대응하거나 체념하게 되면 스트레스는 인간의 감정 뿐 아니라 뇌에도 심각한 해를 끼치게 되는 반면 운동과 같은 적극적인 활동은 우울감, 두려움 등에 대처할 수 있는 힘과 환경이 우리 몸에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즉, 운동은 심장으로 하여금 불안 상태를 진정시키는 화학물질의 분비를 높이고 뇌에게는 세로토닌 등 진정작용과 우울증에 대항하는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의 합성과 분비를 증가시키도록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인간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그에 수반되는 에너지 소비가 원활히 일어날 수 있도록 더 많은 양의 운동을 해야 뇌가 손상을 입지 않고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처럼 제아무리 운동이 천하에 몸에 좋은 보약일지라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실시한 '2009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초·중학교 수업시수 변화' 설문에 응답한 251개 학교 중 영어수업 시수가 늘어난 학교는 179곳으로 71.3% 이었으며 영어, 수학을 제외한 모든 교과(체육, 음악, 미술, 역사, 과학 등)의 수업시수는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인 안민석 의원의 고교 체육수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3천673개 고교 중에 3년 동안 매학기 체육수업을 실시하는 학교는 지난 해 1천994곳에서 1천178곳으로 41% 정도 크게 줄었든 것으로 조사되었고 이러한 추세는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의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까지 깃든다면 바람직할 것이다"라는 말은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유명한 말로 바뀌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저체력에 정서력마저 소진되어가는 우리 학생들의 마음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열쇠는 약물치료나 서울시교육청이 수억 원을 들여 시행하는 전문상담원 투입이 아닌 바로 소외된 체육교육의 혁신을 비롯한 올바른 대한민국표 선진 교육체계 확립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