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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연구를 통해 학교 성적을 높이고 학교폭력ㆍ게임중독 등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한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서유헌 한국뇌연구원장, 존 레이티 미국 하버드대 교수, 리드 몬테규 미국 버지니아텍 교수, 메리 칼스카돈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24일 대구 노보텔 대구시티센터에서 '뇌과학과 인성'을 주제로 가진 좌담회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레이티 교수는 '운동화 신은 뇌' 저자이며 운동의 학교폭력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로 잘 알려져 있다. 몬테규 교수는 정신질환 관련 인지과학 전문가이며, 칼스카돈 교수는 정신과학과 인간행동학 전문가로 특히 청소년 발육과 수면 장애 분야 권위자다.

한국뇌연구원 및 학생정신보건연구센터 개원을 기념해 진행된 이날 좌담회는 세계적 뇌과학 전문가와 함께 게임중독과 학교폭력 등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미래 사회의 요구에 대비한 뇌과학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좌담회 사회는 문제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가 맡았다.

－사회＝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뇌과학 연구로 해결하는 방안이 있나.

▶서유헌 한국뇌연구원장＝뇌 발달 과정에 따른 적절한 교육을 통해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을 줄일 수 있다. 모든 뇌 부위는 생후 서서히 발달하고 발달 속도는 부위별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뇌 발달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 3~6세 유아기에 감정조절 교육과 훈련이 이뤄지지 못하면 학생들은 쉽게 감정이 폭발하고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따라서 유아기부터 인성과 도덕성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입시 위주의 지식 교육만이 중시돼 학교폭력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유산소 운동이 학업능력뿐 아니라 정신건강 문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인다고 하는데.

▶존 레이티 미국 하버드대 교수＝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보다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이 학업성적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교류에도 도움이 된다. 또 청소년 시기의 불안과 우울증을 극복하고 저항할 수 있는 능력 증진에 물리적 운동과 체육활동이 매우 효과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1995년 이후 나온 교육 관련 보고서는 1600개에 달하는데 운동이 학생들의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 대부분이었다. 지능과 운동이 인지를 높이는 효과에 긍정적이다.

▶이 장관＝수면이 청소년 정신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메리 칼스카돈 교수＝수면 부족은 학습으로 습득한 정보의 기억을 저장하는 능력을 저해한다. 실제로 수면 부족인 사람의 뇌를 기능적 영상장치(fMRI)나 뇌전도측정(EEG) 방식을 이용해 검사해 보면 학습과 관련된 뇌의 기능이 저하됨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장관＝한국에서는 지금 사교육업체들이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마음을 자극하는 불안 마케팅이 한창이다.

▶리드 몬테규 교수＝이런 현상은 미국에서도 비슷하다. 인간의 본성에는 '위험회피 본능'이 있다. 미국에서도 현재 체육 수업시간이 줄어들어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 사립학교에 보내는 이유도 사립학교에는 체육 수업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체육 수업을 빼는 것은 한국의 불안 마케팅과 비슷하다. 뇌과학의 연구 성과를 통해 사람이 선택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게 되면 사람의 선택 과정에 개입해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장관＝한국에는 지ㆍ덕ㆍ체 조화라는 전통이 있어 학교에서 스포츠 시간을 늘리는 데 저항이 없었다. 그러나 수면에 대한 부분은 설득이 어렵다. 매일 정시에 취침하는 것을 강조한 문화는 없었다. 수면을 늘리려면 다른 행동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학부모에게 이 부분을 강조하기 어렵다.

▶칼스카돈 교수＝기본적으로 청소년들은 많이 자게 해야 한다. 수면은 학습과 기억을 위한 '뇌의 음식(brain food)'으로, 충분히 수면을 취하면 학습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수면이 부족한 청소년은 학습동기도 떨어지며 감정조절 능력도 부족하고 삶의 기쁨도 없다. 수면이 부족하면 레이티 교수가 강조한 격렬한 운동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