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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먼지 더미에서 무더기로 검출된, 발암성 난연제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34936&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2-12-03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

화재가 번지는 것을 지연시키기 위해 고안된 화학물질들이 미국의 가정에서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검출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물질들 중 일부는 암이나 기타 질병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어 오랫동안 사용이 금지된 것들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화학물질들(耐火 소파와 쿠션 등에 사용되는 물질)은 현재 사라져가고 있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입증되지 않은 새로운 물질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11월 28일호에 실린 두 편의 논문(참고논문 1, 3)을 읽은 전문가들은 관계기관들에게 "난연제(flame-retardant compounds)를 처리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라"고 촉구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아예 "그러한 유해물질들이 왜 사용되기에 이르렀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미국 전역(그 중에서도 특히 캘리포니아주)의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소파에서 엄청난 종류의 난연제들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소방법은 "가구의 내부에 들어가는 쿠션은, 불길에 휩싸였을 경우 12초 이상 불에 타지 않고 견뎌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구에서 지적된 일부 난연제들은 인간과 동물의 건강에 다양한 부정적 영향(예: 발암성, 신경독성)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것들이다. 예컨대 PentaBDE는 폴리브롬화디페닐에스터(PBDEs: polybrominated diphenyl ethers) 계열에 속하는 난연제로, 캘리포니아주와 일부 유럽 국가에서 일찌감치 사용이 금지된 데 이어, 2004년부터 미국과 EU 전역에서 퇴출되었다. 그러나 사일런트 스프링 연구소(Silent Spring Institute; 매사추세츠주 뉴턴 소재)의 줄리아 브로디 박사(역학)와 루탄 루델 박사(독성학)가 이번 논문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PentaBDE를 비롯한 난연제들이 미국 가정의 먼지 더미 속에 수년 동안 잔류하고 있다고 한다(참고논문 1). 두 과학자에 의하면, 이 화학물질들은 쿠션에서 새어나와 전 가정에 퍼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한다.

두 과학자들은 2006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16개 캘리포니아주 가정에서 먼지를 채취하여, 그 속에 포함된 화학물질을 분석해 보았다. 분석 결과 모든 먼지 샘플에서 하나 이상의 난연제가 검출되었으며, 절반 이상의 샘플에서는 41개 화합물들이 발견되었다. 특히 PentaBDE는 모든 샘플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은 아마도 오래 된 가구(예컨대, 치우지 않고 집안 한 구석에 방치된 낡은 소파)에서 누출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앞서 2012년 11월 초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발표된, PBDEs와 신경발달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에 의하면 "임신기간 동안 어머니의 혈액 속에 고농도의 PBDEs가 존재했던 어린이들은, 5세 때 실시된 집중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으며, 7세 때 실시된 IQ 테스트에서도 기대치보다 낮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참고논문 2). "우리는 PentaBDEs가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는 증거를 계속 수집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의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쳐 온 것으로 보인다"고 이 연구를 지휘한 UC 버클리 산하 환경연구 및 어린이 보건센터(Center for Environmental Research and Children`s Health)의 브렌다 에스케나지 소장은 말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매일 새로운 소파를 구입하지는 않는 데다가, PentaBDEs 화합물들은 반감기가 매우 길어, 이러한 문제점은 오랫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지적된 또 하나의 문제는, PentaBDE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다른 화합물들이 미국의 가정에서 광범위하게 검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브로디 박사와 루델 박사가 검출한 55개의 화합물 중에서 13개는 PBDEs였지만, 3개는 파이어마스터 550(Firemaster 550)이라는 대체 화합물이었고, 15개는 기타 브롬화 난연제였다(참고논문 1).

한편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에 실린 별도의 논문(참고논문 3)에서, 다른 연구진은 대체 난연제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듀크 대학교의 헤더 스테이플턴 박사(환경화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1985~2010년 사이에 미국 전역의 가정에 판매된 소파의 쿠션에서 102개의 샘플을 채취하여 분석해 보았다. 분석 결과 2005년 전에 구입된 소파의 39%에서 PBDEs가 검출되었고, 24%에서는 다른 난연제인 트리스[tris (1-3-dichloroisopropyl) phosphate]가 검출되었다. 그리고 2005년 이후에 구입한 소파에서 가장 많이 검출된 화합물은 트리스(51%)와 파이어마스터 550(18%)이었다. 트리스는 한때 어린이용 잠옷에 내열제로 사용되었지만, 암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1970년대 이후 시장에서 퇴출된 물질이다.

브롬화 화합물인 파이어마스터 550이 암을 일으키거나 생식 및 발육에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파이어마스터 550을 생산하는 켐추라(Chemtura;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소재)社는 자사의 제품을 강력히 옹호하고 있다. 동사(同社)는 네이처에 보낸 서한에서, "관계당국은 파이어마스터 550에 포함된 브롬화 화합물에 대해 광범위한 검사를 요구했으며, 우리는 독립된 연구소에 의뢰하여 테스트를 실시하였다"고 주장했다. 이 테스트 결과에 의거하여, 켐추라의 기술진은 "파이어마스터 550은 기존의 난연제들보다 생물체의 체내에 덜 축적되며, 통상적인 노출 수준에서 독성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부 과학자들은 가정용 가구에 난연제가 만연하게 된 것을 캘리포니아주의 소방법 탓으로 돌리고 있다. "현재로서 캘리포니아주 소방법을 만족시키는 방법은 난연제를 첨가하는 것밖에 없다. 더욱 큰 문제는 `특정 화합물을 사용하기 전에 그 안전성을 평가하도록 요구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행 법규 하에서는, 하나의 유해물질이 퇴출되면 다른 유해물질이 그 자리를 메우는 식의 편법이 횡행할 수밖에 없다"라고 루델 박사는 말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제리 브라운은 캘리포니아 주법의 개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참고논문:
1. Dodson, R. E. et al. Environ. Sci. Technol. http://dx.doi.org/10.1021/es303879n (2012).
2. Eskenazi, B. et al. Environ. Health Perspect. http://dx.doi.org/10.1289/ehp.1205597 (2012).
3. Stapleton, H. M. et al. Environ. Sci. Technol. http://dx.doi.org/10.1021/es303471d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