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게임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심야시간 접속제한’, '피로도시스템 도입’, ‘아이템 거래 차단’ 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게임이 수출효자산업이라는 명목하에 사업자의 이익이 중시되는 사이 소비자, 특히 청소년의 건강은 날로 손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아이건강국민연대는 최근 정부가 ‘게임 과몰입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청소년의 게임중독에 관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게임중독 전문가로 TF가 구성돼야 한다. 자칫 피해자 중심이 아닌 사업자위주의 대책이 우려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게임 중 중독요소를 제거하고, 사행적인 게임이벤트 및 아이템 현금거래를 즉각 중지토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는 현재 청소년 유해매체로 선정돼 성인 인증을 통해 가입해야 하나 청소년들은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가입하고 있으며,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일 그동안 게임사업자 위주로 진행해온 정책을 평가하고 자율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태스크포스에 다양한 전문가와 함께 사업자를 참여시킨다고 발표했다.

건강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게임중독 청소년은 정신질환 등 일상생활 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의 지나친 인터넷 게임 몰입은 요통, 위장장애 등 신체적 영향은 물론 신경행동발달장애ADHD), 정신분열성 성격장애, 사회공포증등 정신질환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중독 고위험군 청소년의 하루 게임 이용시간은 주중 3시간19분, 주말 6시간15분, 최대 23시간46분으로 나타나 공부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중독의 기준인 ‘내성’으로 인한 폭력적 게임 이용도 급증하고 있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가 2006?2008년간 초등학교 4~6학년 대상으로 인터넷게임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폭력적인 게임의 이용율이 매우 높았다. 초등학생 50% 이상이 18세 등급의 ‘피가 튀고’, ‘헤드샷(머리를 쏴 떨어뜨리는 행위)’과 같은 잔인한 장면이 묘사되는 게임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게임중독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학업성취도가 떨어져 가족과의 관계도 나빠져 인격 형성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고 건강연대는 지적했다.
따라서 건강연대는 정부에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을 위한 ‘셧다운제’(Shut downㆍ심야시간 접속제한) 실시 ▷일정시간 접속하면 게임 진행이 정지되는 ‘피로도시스템’ 도입 ▷캐시결제 방식 실명화, 게임사이트 계정 실명제 도입, 시험판게임 청소년 접속 금지, 현금성 아이템 거래 금지 등을 포함한 중독예방수단 마련 등을 요구했다.

건강연대 관계자는 “PC방과 오락실에서는 심야시간 청소년 출입을 제한하고 있으나, 인터넷게임 사업자에 대해서는 의무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있어 심야시간 접속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지난 2007년 말부터 인터넷게임에 접속해 2시간이 지나면 경고문구와 함께 획득점수를 50%로 낮추고, 3시간 접속하면 더 이상 점수를 주지 않는 시스템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적극적인 청소년 보호대책이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