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청소년들에게는 ‘인권’으로 규정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 시설과 환경 개선, 스포츠 활동 운영 방향과 문화, 나아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스포츠 활동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8일 저녁 7시 수원시 권선구 서수원편익시설에서 ‘수원시 청소년 스포츠 인권 성장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수원 YMCA가 주관하고 한국YMCA전국연맹, 국가인원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수원 지역 청소년들이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가꿀 수 있는 스포츠 활동 참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 “엘리트 체육 정책과 교육으로 인권 침해 발생”

이 자리에선 현재 수원시의 스포츠 정책 방향을 짚어보고 지역의 청소년 스포츠 인권의 현실과 확보 방안 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수원 지역 청소년 스포츠 인권의 현실과 확보 방안’이란 주제 발표에서 정동근 수원 YMCA 팀장은 “엘리트 육성 중심의 학생 체육이 성적을 올리기 위한 과도한 폭력과 경쟁으로 인권 침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엘리트 체육 정책은 일반 학생이나 일반인들의 체육 활동을 상대적으로 배제하거나 ‘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며 청소년을 위한 스포츠를 인권이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들의 신체능력 1~2급 비율은 33%로 2000년 41%와 비교해 감소했다. 최하 등급인 4~5등급은 2000년 31%에서 올해 4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근 팀장은 “일본 청소년의 체력은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체력 저하는 서구형 식습관과 입시 위주의 교육에 따른 체육활동 감소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청소년들의 놀이 활동 실태를 보면 TV 시청과 게임 등 수동적인데다, 놀이의 목적도 ‘스트레스 해소’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정 팀장은 밝혔다.

정동근 팀장은 공교육에서부터 스포츠를 청소년 인권의 주요 내용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국가 정책적으로 스포츠 참여 기회를 늘릴 수 있도록 수업 시수를 결정하고, 학생 요구에 맞는 스포츠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운동장 이용 쿼터’·청소년 스포츠 문화 조성

수원 지역에 스포츠 시설이 많이 확충되고 있지만, 학교 운동장이 조기 축구, 각종 단체 운동회로 사용돼 청소년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일종의 ‘쿼터제’처럼 청소년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정하는 노력과 함께, 각급 학교 학생들의 체격과 체력에 맞게 운동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정동근 팀장은 제안했다.

또, 수원 지역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스포츠 비전 마련에서부터 지역 중심의 스포츠 대회, 학교 내 청소년 스포츠 동아리 보급과 육성, 스포츠 프로그램 개발 등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함께 캐나다의 ‘신체활동주간’처럼 스포츠를 ‘생활 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하고, 청소년의 스포츠 활동을 돕는 지도자 육성, 장애 청소년도 비(非)장애 청소년과 어우러져 함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정 팀장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