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촉탁의로 근무하고 있는 박 강사는 초중고생 자녀의 정신과 상담을 의뢰하는 부모들에게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부모님 스스로 모범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인터넷 게임이나 쇼핑 등에만 부모님이 몰두해 있는 모습은 자녀에게 좋은 역할 모델이 될 수 없어요.” 박 강사의 설명이다.

박 강사는 “또 인터넷을 무조건 내쳐야 하는 적군으로 보는 부모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하다 보면 10분만 더 하겠다고 고집 피우는 자녀와 얼른 컴퓨터를 끄라고 고함치는 부모님 얘기가 대부분”이라며 인터넷으로 공부도 할 수 있고, 친구와 대화도 할 수 있고, 여러 간접경험도 할 수 있다는 점을 부모가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니터 앞에 그만 앉으라고 윽박지르기에 앞서 인터넷 사용을 조절할 수 있는 자녀의 능력을 키워주는 부모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강사는 컴퓨터 사용 시간과 활용 사이트를 미리 자녀와 의논해서 정하는 부모들이 있다며 이 부모들은 컴퓨터를 공개된 장소, 예컨대 가족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거실에 둔다고 말했다.

일단 큰 소리치고 보는 부모의 경우 자녀가 어떤 사이트에 자주 방문하는지, 어떤 게임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상담 결과 많았다고 한다.

그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부모는 자녀가 방문하는 사이트들을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전에 이런 것에 대한 대화가 없던 상태에서 갑자기 사용을 제재하는 경우 자녀는 잘 따르지 않죠.”

그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발표한 인터넷중독 실태조사를 인용하면서,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 비율이 14.3%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잠재된 고위험군을 고려하면 인터넷에 빠진 자녀들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