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인터넷 게임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면서, 올해 초 정부가 업체 자율 규제를
골자로 한 대책을 내놨는데요.
자율 규제만으로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4월.
정부는 게임 과몰입, 이른바 인터넷 중독 해소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 제도' 등을 인터넷 게임 업체가 자율적으로 도입하자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후 일부 업체들은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을 주당 30시간 혹은 하루 10시간으로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인터뷰: 김만철/ 학부모
"담배를 한시간씩 걸러서 피거나 10시간 연속으로 피우는 것이나 중독은 중독이죠.
즉 시간은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도
이제는 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습니다.

인터뷰: 황용훈 변호사
"자율 규제에 맡기는 것 보다 인터넷 업계가 청소년 관련 시설이라든지 (제도를 반드시)확충해야하고..."

여성가족부는 이미 이런 목소리를 반영한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을 마련했습니다.

개정안에는 회원에 가입할 때, 친권자의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심야에는 아예 게임을 못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업계 자율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되도록 규제를 완화하자는 정부 방침과도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재경 국회의원
"게임 시장을 좀 배려해줄 것인지 아니면 업체들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중시할 것인지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만들어 놓고도 법이 실행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청소년 인터넷 중독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의 업계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여성가족부와,
게임업계 활성화를 위해 규제는 안 된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이 와중에도 우리 아이들은 인터넷에 서서히 중독되어가고 있습니다.

EBS 뉴스 장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