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한 교육청 '책임회피', 교과부 예산 탓
［메디컬투데이 장은주 기자］ 학교 안 범죄 예방을 위한 CCTV가 무용지물로 인식되면서 학생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초등학생이 학교 건물 안에서 성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두순과 김수철 사건 후 경찰과 교육계가 각종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CCTV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사건 직후 피해 아동을 찾기까지 3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사고 당일은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주변 감시가 소홀했다. 하지만 주변 상황을 감시해야 할 CCTV 3대 중 1대는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고 나머지 2대는 건물 양 귀퉁이를 찍고 있어 범인을 찍을 수 없었다.
학교 방범을 위해 설치했던 CCTV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범인을 잡는 데 시간이 걸렸다. 또한 사건 직후 학교 경비가 아동을 집으로 돌려보내 범인의 흔적을 찾기도 어려웠다.
학교 안전이 허술한 가운데 CCTV설치를 놓고 그 효과에 대해 불안한 건 마찬가지라는 목소리다.
해당지역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 최은순 지부장은 "CCTV가 설치돼 있었음에도 범인을 잡기 불가능했던 이유는 화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며 "학부모들은 불안해하며 CCTV교체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 경비가 피해 아동을 다시 돌려보낸 것을 학교가 쉬쉬하려고 했다"며 "학교에서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아이를 찾는 데 3일이라는 시간을 허비했고 광주교육청에 확인해보니 학교가 보고도 올리지 않은 상태였다"며 숨기기 급급한 학교 대책을 비판했다.
이처럼 CCTV 무용론이 나온 이유는 CCTV전담 인력이 없고 이르 관리할 수 있는 정확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진보교육연구소 박유리 사무국장은 "학교 안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사건부터 덮으려는 경향이 짙다"며 "제대로된 사후처리와 문제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는 재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학교 안에서 CCTV를 관리하는 전문인력도 없을 뿐더러 CCTV를 누가 열람해 어떻게 관리해야하는 지 등 관련 지침이 없지 않느냐"며 "또한 경비원이 문제를 겪을 때 연락체계와 연락망, 경찰 신고 시스템까지 교육청이 매뉴얼을 만들어 알렸어야 했다"고 가장 큰 책임을 교육청에 물었다.
아울러 현재 CCTV대책 등 아동안전에 대한 갖가지 대안들이 쏟아져 나옴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이유는 교육 당국이 일관적인 정책을 펼치기 못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아이건강국민연대 김민선 사무국장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기적인 해결책만을 펼치지 말고 하나의 대안이라도 꾸준히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대안보다 현 존재하는 대안들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또한 사후 대책의 하나인 범인의 형벌에만 집착하지 말고 피해 당한 아이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사회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관할 학생안전을 책임질 광주교육청의 입장은 경비의 잘못이라는 의견을 나타냈지만 결국 학교 경비가 안전에 소홀했던 이유는 학교의 경비가 용역업체를 통해 알선되기 때문인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교육청 장학진흥과 인성교육팀 관계자는 "교육청은 개별 학교의 경비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지 않는다"며 "경비의 안전교육은 용역 업체를 통해 수행하며 용역업체에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지 현재 파악하고 있다"고 교육청의 책임을 회피했다.
이에 대해 최은순 지부장은 "형식적인 지침을 내렸던 것은 아니냐"며 "강제성이 없는 지침때문에 해당 경비도 아이를 그냥 집으로 돌려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CCTV관리와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교과부의 입장은 예산이 부족해 이를 관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교과부 학교생활문화팀 관계자는 "현재 예산이 부족해 가용인력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며 "모니터 운영과 순찰인력 배치 문제도 모두 예산과 밀착돼있어 이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장은주 기자(jang-eunju@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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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0-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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