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지역은 1/2 보급, 6억원 예산 탕진
유치원 내 로봇교사 도입 제도가 확대되는 가운데 실제 아이들에게 로봇교사가 아무런 효과가 입증되지 않고 도입된다면 교육예산만 낭비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유치원에 보급되고 있는 아이로비 로봇은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유아교육 선진화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보급됐다. 교과부는 유치원 내 교사 도우미로 로봇을 보급하기 시작했고 이후 강원도 지역은 6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책정해 아이로비를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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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치원 한쪽 구석 방치돼있는 '아이로비 로봇' |
◇ 로봇교사…잦은 고장, 인터넷 안돼 '무용지물'
아이로비 보급 후 로봇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사업의 실효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강원도 지역은 현재 아이로비 로봇이 1/2정도 들어왔지만 로봇을 교실에 들여놓고 사용한 교사들은 볼멘 소리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교사들은 이 로봇은 무선 공유기로 인터넷을 쓰는데 학교 내에서는 무선 공유기를 사용할 수 없어 아이로비를 설치해 놓고도 전혀 인터넷 관련 기능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H교사는 "업체에서는 교과부와 함께 무선공유기를 쓰도록 협의 중이라지만 벌써 1학기가 끝나가도 깜깜 무소식이다"고 말했다.
또 아이로봇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환경조차 되지 않으면 더욱이 한달도 채 안되 고장이 나는 등 400만원이나 되는 로봇이 무용지물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강원지역 변경희 유치원교사는 "로봇 교사는 컴퓨터 역할에 움직이면서 돌아다니는 기능 말고 딱히 큰 기능은 없는 듯 하다"며 "아이들이 한번 잘못만지기라도 하면 금새 고장나 한달 만에 사용을 멈춘 게 고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 교사는 "강원지역은 도외 지역이라서 로봇 수리에만 며칠이 더 걸렸다"며 "아이들이 가지고 놀 기구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튼튼하게 만들지도 않았다"고 토로했다.
◇ '첨단' 명분 하에 "아이들 건강 생각안해"
묵호초 병설유치원 양호숙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매체에 대한 집중력이 강화 돼 교사의 말에 주의를 덜 기울이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친구들과 함께 하는 놀이보다 컴퓨터 중심적인 놀이를 좋아하게 될것 같다"며 우려했다.
또 K 교사는 "첨단화를 외치지만 과연 로봇이 사람 몫을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아이들을 도와줄 사람 한명이 더 낫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이로비 로봇 안에 내장돼있는 교수학습 프로그램 역시 유치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료와 비교해 우수한 점이 별로 없고 활용도도 높지 못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전남 옥암유치원 진유연 교사는 "우리 아이들이 미디어에 노출돼 컴퓨터 게임중독, ADHD아동 증가, 어린이 우울증 등 많은 문제 상황에 노출돼있지만 인성교육, 체험학습 등이 강화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로봇을 친구로 붙여줘 최첨단 교육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진 교사는 "로봇 한 대에 400만원을 들여 거금을 투자하느니 아이들에게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할 사람에게 돈을 쓰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진 교사는 아무리 로봇이라 할지라도 교육적 가치를 따져 교실에 투입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 교과부의 역할이라고 꼬집었다.
◇ 교육당국 해명…"교사 자질문제", "다양한 인프라 구축"
이처럼 로봇교사의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교육 당국은 유치원 교사들이 로봇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아이로비 로봇을 가장 많이 보급한 강원도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로봇들이 보급된 지 얼마 안돼 해당 교사들이 이를 운영하는 데 미숙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교사들의 연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모든 유아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과부는 현재 영향평가를 거치고 있으므로 문제 없으며 계속적으로 로봇교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교과부 유아교육지원과 관계자는 "현재 지역 교육청마다 로봇 지원단이 파견돼 있어 교사들의 교육과 컨텐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실태조사와 영향평가를 거쳐 운영상의 미비점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동 관계자는 "현재 충분히 교사들의 지원비로 국고 1조원 정도가 나가고 있으며 교사들의 지원비 이외에 다양한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로봇 교사를 지원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7-04-19 00:44:23 아이건강 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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