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일지/소식

작성일 : 10-07-01 17:11 사전심의 놓고 심의당국·게임업계 '정면충돌'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326   구글·애플 - 한국 심의제도에 불만 가져 게임 카테고리 차단해 한국 심의당국 - 유해물 판별 위해 포기할 수 없어 자율심의로 법안 개정 추진 중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다음 달 전 세계에 출시하는 온라인게임 '스타크래프트2'가 한국에서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았다가 최근 '12세 이용가'로 등급이 조정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온라인 콘텐츠 유통의 글로벌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구글과 애플은 자사의 한국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앱스토어)에서 아예 게임 콘텐츠를 차단해 버렸다. 이들 기업은 한국의 게임심의를 받을 수 없다며 한국의 게임 사이트를 폐쇄해버린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 이용자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내려받으려면 두 회사의 해외 사이트로 접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해외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한국의 게임심의에 대해 잇따라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이들 기업은 "한국 내국법을 존중하지만 한국에서만 따로 심의를 받는 것은 회사의 글로벌 정책과 어긋난다"고 맞서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만의 유별난 심의 절차를 따를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국 심의당국은 게임물에 대한 심의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심의당국은 "법에 정해진 대로 심의를 하고 있고,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었다"며 "게임심의의 기본 취지는 산업 진흥이 아니라 청소년 보호에 방해가 되는 유해물과 사행성게임을 가려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심의당국은 그러면서도 모바일 게임 붐으로 하루에 수백종씩 쏟아져 나오는 게임을 일일이 심의하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게임업계 "환경에 맞게 제도 바꿔야" 게임업계와 구글 등 해외업체들은 현재 국내 게임심의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도 규제 완화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임물 등급분류를 담당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에서 작년에 처리한 심의 건수만 4071건. 30명 남짓의 전문위원·등급위원이 처리하기에 적지 않은 숫자다. 여기에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오픈마켓 게임이 더해질 경우, 이를 일일이 다 심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오픈마켓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게임서비스를 못하는 것도 불공평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지영 컴투스 사장은 "하루에 수백개의 게임을 게임위에서 어떻게 다 심의 할 수 있겠느냐"면서 "심의기간도 오래 걸려 사업자에게는 불편하다"고 주장했다. 구글과 애플은 이미 자체 심의 체계를 구축, 해외에서도 문제가 없었기에 한국도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상무는 "전 세계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없앤 곳은 한국밖에 없다"면서 "개인개발자가 일일이 심의를 다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주장했다. ▲ 한국의 게임 심의당국과 해외 대표 게임 기업들이 국내 심의절차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1 2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2'. 3 마이크로소프트의 '헤일로3'. ◆정부 "자율심의, 아직은 때가 안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픈마켓(앱스토어) 게임물의 심의기능 일부를 민간에 자율로 맡기는 내용의 법안 개정을 추진 중이다. 청소년 이용불가(18세 이상 이용가) 게임만 심의기관을 거치고 12·15세 이용가 등 나머지 게임은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심의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게임 출시를 빨리할 수 있어 사업자에게 이득이 된다. 하지만 여성가족부와 시민단체들은 '과연 사업자가 제대로 심의를 할 수 있겠느냐'며 반대하고 있다. 김성벽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과장은 "최근 들어 중독과 선정성·폭력 등의 게임관련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발전의 논리를 들어 규제를 완화하자는 건 맞지 않다"면서 "현재 운영되는 게임 심의제도가 과거와 달리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절차도 간편해지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심의는 청소년 보호를 위해 반드시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 민간기업이 선정성·폭력 게임을 제대로 가려 등급분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구글·애플이 한국 법을 문제 삼는데, 지금까지 지켜왔던 제도를 한순간에 바꾸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후관리·신고제가 대안 될 수 있어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이어져 온 심의 제도를 하루아침에 폐지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만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업자가 게임심의를 해본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잘못된 등급분류로 유해·사행성 게임이 청소년에게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단계적으로 민간에 자율로 맡기되, 사후관리나 신고제 등으로 보완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말에는 '오픈마켓 게임물 등급분류 개선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황승흠 국민대 법학부 교수는 "일정한 기준에 도달한 사업자에게 등급부여를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면서 "민간에 자율심의 권한을 일부 주더라도 국가가 감독·지원해 사후규제로 문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은 "유럽의 경우 오픈마켓 등급분류 제도를 일부 폐기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우리 실정에서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등급분류를 하면 유해 콘텐츠를 가려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신고제' 형태로 심의를 하고 향후에 문제가 생기면 강력하게 제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7-04-19 00:44:23 아이건강 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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