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만을 위한 단기적 대책이 아니라 청소년 미래를 생각해야 할 것
［메디컬투데이 장은주 기자］ 청소년 인터넷 중독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정부의 '피로도시스템, 셧다운제도'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인터넷 게임 중독에 빠져드는 핵심적인 원인 중 하나가 폭력성에 대한 내성이 생길수 있고 이로 인한 잠재적인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7년 놀이미디어교육센터의 '초등학생 인터넷 게임 이용실태조사'에 의하면 도검류나 총기류를 이용한 동물이나 사람을 살상하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에 초등학생들이 과도하게 노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3000명을 대상으로 가장많이 사용하는 상위 20개의 게임에서 60%가 주먹이나 칼, 총을 이용해 무언가를 때리고 찌르고 죽이는 종류이다.
더욱이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08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결과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중독률은 9~19세 아동청소년의 약 2.3%인 16만 8000명이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이며 약 12%인 86만 7000명은 상담이 필요한 잠재위험군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이 가운데 심각한 사회문제를 양산하기도 한다.
중학교 3학년인 A군은 소심한 성격으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인터넷게임에 빠졌지만 부모가 이를 통제하자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또 고등학교 2학년인 B군은 밤새도록 컴퓨터에 매달리다가 학교에서 퇴학 당할 지경에 이르고 이를 부모가 말리자 갑자기 돌변해 욕하고 심지어 폭력을 행사했다.
인터넷 게임 중독자의 뇌구조는 마약중독자의 뇌구조와 유사하다는 의학적인 규명도 있다.
지난해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김상은 교수팀은 인터넷 게임 중독척도에 따른 인터넷 게임 과다사용자의 뇌구조를 연구한 결과 인터넷 게임 과다사용자는 정상 사용자보다 높은 충동성을 나타냈으며 인터넷 게임 과다사용자들이 정상인에 비해 높은 대뇌 활동성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인터넷 게임 과다중독자와 코카인(마약성분)중독자가 유사한 대뇌신경학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연구결과다.
이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김대진 의학박사는 "게임 중독은 다른 중독 증상과 마찬가지로 금단, 내성, 갈망 증상을 동반하고 있고 개인적·사회적 문제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학박사는 "특히 청소년기에 인터넷 게임과 같은 외부 자극에 의한 유해성에 노출됐을 경우 감수성과 위험성이 더욱 크다"며 "게임 중독은 뇌를 손상시키고 자제력을 잃게 해 몸 상태가 망가져도 미처 인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1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가 "피로도시스템, 셧다운제도로 게임과몰입을 적극적으로 막겠다"는 발표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이건강국민연대 김민선 사무국장은 "문광부의 대책은 게임 중독자를 구제하거나 예방을 위한 방안이라기보다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허울 좋은 대책에 불과하다"며 "토큰제(게임머니로 게임을 진행하는 제도)는 오늘 못하면 내일 더 많이 할 수 있어 문제고 이 토큰도 현금으로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청소년상담원 오혜영 팀장은 "할것은 게임등급 심의기구의 선정이다"며 "현재 인터넷 게임의 심의 기능은 중독은 없고 과몰입만 있다"며 "게임 중독에 대한 사회적 비용과 병리적 현상에 대한 여러 증거를 고려할 때 청소년과 관련된 정부부처에서 심의하는 것을 숙의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샘물중학교 사회과 김주동 교사는 "청소년만을 위한 단기적인 대책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고 있는 청소년들의 미래를 생각해 근시안적인 생각을 버리고 긴 안목을 갖소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게임 과몰입 대책에 대해 게임 업계는 '게임 산업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 게임산업협회 김성곤 사무국장은 "사실상 게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적인 콘텐츠 산업이다"며 "과도한 규제로 인해 게임 산업의 뿌리가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애정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여러분의 자녀 중 대한민국 게임계의 빌게이츠와 같은 천재가 나올 가능성은 충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장은주 기자 (jang-eunju@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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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5-0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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