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일지/소식

작성일 : 10-04-13 15:50 아이템 거래 강력 규제 논의에 게임업계 '술렁'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336   게임업계 입장 "게임하는 재미는 '아이템 획득'규제하면 산업 위축될 것" 정부·소비자 단체 입장 "게임 중독자에겐 '아이템=마약'중독·범죄 늘어 규제 절실" 게임업계가 오는 12일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중독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이 대책에 게임아이템 거래 관련 규제내용이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게임중독'의 주범(主犯)으로 '게임아이템 거래'를 지목했다. 따라서 강도 높은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게임업계와 게이머들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게임아이템 거래 논란'에 대해 짚어보자. ◆게임아이템 거래의 실상 지난 2001년부터 온라인 아이템 거래 전문사이트들이 하나씩 생겨나면서 국내에서는 아이템거래도 대부분 전자상거래로 이뤄지고 있다. 옥션, G마켓에서 물건을 사고팔듯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아이템의 가격·정보를 올리면 판매자와 구매자의 거래가 이뤄진다. 구매자가 신용카드, 상품권 등으로 결제를 하면 아이템 대금이 판매자의 통장으로 들어가는 구조다. ▲ 일러스트=송윤혜 기자 song@chosun.com 인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2'의 경우 무기 가격이 고급 승용차 가격인 300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아이템은 무기·장신구·기술 등 게임캐릭터의 능력치를 높이는 데 사용한다. 따라서 게임중독자의 경우 수백만원을 주고서라도 아이템 확보에 집착한다. 게임을 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아이템거래를 하다 감옥에 간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지난 6일 아이템 거래 사이트 '아이템베이'에 한 유저가 올린 글을 보면, "리니지2의 '바반'이라는 아이템을 110만원을 주고 사겠다. 반드시 팔아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이템 거래 과정에서 '사기' 사고도 빈발한다. 돈을 받고 아이템을 팔았지만 이를 다시 빼앗아가는 경우도 있으며, 돈만 받고 아이템은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게이머 서모(31)씨는 작년 8월 '리니지1'의 캐릭터 능력치를 높이기 위해 '무기' 아이템을 구입했다가 판매자에게 다 뺏기는 일을 당했다. 서씨는 "반년 넘게 경찰·검찰을 돌아다니며 범인을 잡으려고 노력해봤지만, 지금은 거의 포기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 '더치트'에는 이 같은 게임 아이템 거래와 관련한 피해사례가 월평균 50건 이상씩 올라오고 있다. 이 같은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은 국내 온라인게임은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게임을 하면 무료지만, 게임을 하는 데 필요한 무기 등의 '아이템'은 돈을 주고 사야 한다. 그런데 이 아이템이 게임중독자에게는 '마약'과 같은 존재다. 값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신이 손에 넣고 싶어하는 아이템은 반드시 갖고 싶은 게 게이머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업체와 아이템 거래 중개업체는 이런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 국내 대표 아이템 거래 사이트인 '아이템베이'의 경우 회원 수만 500만명에 달한다. 이 회사의 매출은 회원들이 사고파는 아이템 거래의 수수료에서 나오는데, 기본수수료는 거래금액의 5% 수준이다. 아이템베이의 작년 매출이 25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아이템베이에서 작년 한 해 거래된 아이템 거래금액만 최소 5000억원 이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는 국내 게임아이템 거래 시장규모가 연간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과 함께 아이템시장규모도 2004년(4900억원)보다 3배나 커졌다. ◆'아이템 거래는 도박' VS '게임산업 진흥 위해 있어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작년 5~6월 전국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만 15~19세의 20%가 '신용카드로 아이템결제를 한다'고 대답했다. 미성년자가 부모의 신용카드로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드나든다는 의미다. 또 아이템 거래가 주민등록번호 도용, 청소년 범죄, 성인 게임중독 등 게임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 단체와 학부모 단체들은 '아이템 거래가 사행성을 조장하기 때문에 이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아이템을 얻기 위해 게임을 한다'고 말한다"면서 "그만하고 싶어도 멈출 수가 없는데다, 아이템 거래는 돈 문제가 개입돼 '도박의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국회와 한국정보화진흥원 주최로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청소년 인터넷 게임중독 예방법' 입법 공청회에서도 아이템 거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나왔다. 윤숙자 참교육학부모회 정책위원장은 "어느 날 집 전화요금이 13만원이나 나왔는데 알고 보니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의 게임 결제 때문이었다"며 "게임 아이템 거래는 대다수 가정에서 부모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라고 말했다. 학계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아이템 거래업체는 '아이템 거래를 중단하면 게임 산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재홍 서강대 게임교육원 교수는 "아이템 획득의 재미 때문에 게임을 하는 게이머가 대다수인데, 아이템 거래를 금지하면 누가 게임을 하겠느냐"면서 "지금까지 성장가도를 걸어온 게임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오히려 아이템 거래를 양성화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해상 단국대 법학과 교수는 "술에 중독되면 치료를 위해 노력하지, 술 판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지는 않는다"면서 "아이템 거래 문제를 산업적 관점에서 '관리'로 풀어야지, 거래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게임업계 입장은 대법원은 작년 말 일반 온라인게임 아이템·게임머니의 정상적인 현금거래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게임머니를 거래해서 시세차익을 얻는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고 판정을 내린 것이다. 문화부도 현행 법률상 '사행성이 없는 일반 온라인게임에서의 정상적인 아이템 거래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 게임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주문하는 사회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게임아이템 거래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화부는 아이템 거래 금지 대상 게임을 확대하는 방안과 아이템 거래 자체를 금지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현 문화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법적으로 규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번에 발표하는 내용에 게임아이템 거래 문제를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여성가족부(옛 보건복지가족부)는 작년 3월 청소년보호법에 근거, 아이템베이·아이템매니아 등 아이템 거래사이트 40여개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했다. 김성벽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과장은 "합법이건 불법이건 우리 청소년의 아이템 거래 접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템 거래 규제가 실행되면 게임업계에는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템 거래 중개업체다. 아이템 거래 비중이 많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서비스업체 엔씨소프트, 넥슨 등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게임업계는 표면적으로는 '규제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게임업체들은 '게임 역기능 해소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게임산업협회 측은 "현재로선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지만, 정부의 규제 방침에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아이템베이 관계자는 "이번에 나올 대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우려스럽다"면서 "게임 아이템 거래 업체들끼리 모여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17-04-19 00:44:23 아이건강 뉴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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