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건강 > 연대일지/소식 > 충남 보건소 예방접종 시간 ‘제각각’

윤준희(30·충남 서산)씨는 지난 주 수요일 6개월 난 딸아이의 A형간염 예방 접종을 위해 관내 보건소를 찾았지만 예방접종 요일이 아니라며 거절당했다.

윤씨는 “직장에 다니고 있어 주중에 어렵사리 오전에 맞춰 나왔는데 예방접종 요일이 따로 있는 건 뭐냐”며 “안 그래도 주5일제 운영에 시간 맞추기도 어려운 판에 화요일과 금요일에만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건 행정편의주의”라고 성토했다.

결국 윤씨는 보건소 무료 접종을 하지 못하고 인근 소아과에서 5만원을 주고 예방접종을 해야 했다.

최근 맞벌이 부부는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충남도내 보건소의 영유아 예방접종이 평일 오전이나 오후 3시까지만 운영되고 있어 불만을 사고 있다.

8일 충남도내 보건소 등에 따르면 대부분 관내 보건소가 오전 12시 이전까지 영유아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24시간 운영하는 청양·태안 보건의료원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천안보건소 등을 제외한 관내 대부분 보건소가 수요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평일 가운데 화요일이나 목요일 등 일부 요일에 집중 실시해 이 또한 불만 요소가 되고 있다.

실제 충남 당진군에 사는 민영순씨는 지난 달 25일 오후 1시경 13개월난 딸 아이 일본뇌염 예방접종하러 관내 보건소를 찾았지만 오후에 왔다는 이유로 접종을 거부당했다는 글을 당진군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직장을 다니는 민씨는 여러 번 접종을 부탁했지만 접종시간이 지났다며 접종을 거부하는 보건소의 태도에 화가 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당진군 보건소 관계자는 “영유아 예방접종의 경우 혹시 모를 부작용 등의 우려가 있어 오전 중에만 실시한다”며 “인근 소아과도 6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우려 차원에서 어쩔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부분 맞벌이 부부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인근 민간 소아과 병원을 이용해야 할 처지다.

일본 뇌염, A·B형 간염, 소아마비, 수두MMR 등 영유아 예방접종비는 보건소에서는 무료다. 그러나 일반 소아과에서 예방접종을 할 경우 보험적용이 안돼 일본뇌염은 2만원, A형 간염과 수두 MMR·소아마비 등은 5만원의 접종비를 부담해야 한다.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보건소가 수요에 맞춰 운영하는 것은 결국 모든 국민이 받아야 할 의료서비스 제공 권리를 방치하는 것”이라며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 관계자는 “예방접종 요일을 정하는 것은 백신 개봉 이후 안전한 접종을 위해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접종 시간 등은 관내 보건소에서 여러 요인을 고려해 자체 운영한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groove@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