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 범 政府 차원서 강력 대응

자율 셧다운제 등 ‘극단적 처방전’ 담아…문화부 내놓을 세부 대책 ‘촉각’

최근들어 인터넷 및 게임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3월 초 게임 중독을 해소하기 위해 △피로도 도입 시스템 도입 확대 △ 예산 10배 증액 등을 골자로 한 대응방안을 발표한 뒤, 채 2주도 안된 시점에서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7개 관계부처가 ‘인터넷 중독 예방 및 해소 종합계획’을 내놓고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인터넷 및 게임 중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산업진흥 정책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그동안 선언적인 수준에 그쳤던 정부가 관련부처 합동으로 구체적인 세부 플랜을 수립함에 따라 게임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인터넷중독 예방 및 해소 종합계획’에는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가족부, 국방부 등 7개 부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는 그동안 각 부처 중심으로 이뤄지던 중독 대책을 관련 부처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질적인 정책의 주도권은 행안부가 갖고 있는 형태라는 점에서 게임업계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게임산업의 주무부처인 문화부가 아닌 행안부를 중심으로 관련 정책이 실행될 경우 셧다운제로 대표되는 극약처방을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발표한 내용을 살펴봐도 게임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 다소 포함돼 있다.

직접적으로 게임 셧다운제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자율적으로 인터넷이용 시간· 요일 등을 이용자나 보호자가 미리 조절할 수 있는 ‘자율적 셧다운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인터넷 이용을 기본으로 하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을 고려할 때, 게임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부가 발표한 피로도 시스템도 이번 안에서 포함됐지만, MMORPG를 중심으로 이를 도입하겠다는 문화부 안과 달리 ‘인터넷게임 피로도 시스템’을 개발해 내년부터 무료로 제공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기본적인 형태는 무료 제공이지만 행안부를 중심으로 각계 부처가 공동으로 개발한 ‘피로도 시스템’을 게임업계가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율규제 확대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정부는 인터넷 중독 예방을 위해 인터넷 게임 머니의 환전에 악용될 우려가 큰 일부 인터넷 게임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환전에 악용될 우려가 높은 게임은 대체적으로 MMORPG와 고스톱, 포커와 같은 웹보드다.

이에 따라 이들 작품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의 사업 방향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들 게임의 머니의 거래가 이뤄지는 아이템거래 사이트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도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각계 부처가 공동으로 참여한 중독 대책이 마련됨에 따라 오는 3월말로 예정된 문화부의 ‘게임중독’ 해소 방안에 무엇이 담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부는 이번 달 초 발표할 당시만해도 ▲ 피로도 도입 시스템 확대 ▲ 관련 예산 10배 증액 ▲ 상담치료 사업 확대 등 기존 대책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면서 구체적인 세부안을 내놓아야하는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게임산업의 주무부처인 문화부로서는 진흥과 규제라는 상반된 정책을 두고 고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문화부 뿐 아니라 한국게임산업협회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일단 문화부가 셧다운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번 대책에서 자율적인 셧다운제 도입 확대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발표로 문화부와 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은 기존 대책 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화부와 협회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 행안부 인터넷 중독 대책 무엇을 담았나 |

2013년까지 치료·상담 대폭 강화

정부가 발표한 ‘인터넷중독 예방 및 해소 종합계획’은 2012년 인터넷 중독률 5% 이하로 감축을 목표로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7개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내놓은  것이다.

발표안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의 저변확산 억제를 위한 예방교육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향후 3년간 총 1000만 명에 대해 실시, ▲ 기존의 연간 47만 명(만 9세∼만 39세 인터넷 이용자의 2%)에 불과하던 예방교육을 2012년까지 연간 5백만 명으로 확대, ▲ 상담과 치료를 대폭적으로 강화하여 향후 3년간 총 30만 명에 대해 체계적인 맞춤형 상담 실시 ▲ 인터넷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SW프로그램을 보급해 인터넷 중독 방지 환경 제도적으로 조성 등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주요과제를 포함해, ▲예방교육(Attention), ▲상담·치료(Counseling), ▲전문인력(Tutoring), ▲법제도 개선(Institution), ▲정책효과성 제고(Outcome), ▲민·관 협력 강화(Network) 등 6개 분야에서 총 53개의 다양한 정책과제를 담은 ‘I - ACTION 2012’을 추진하기로 했다.

[더게임스 모승현기자 mozira@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