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고 영유아 건강관리를 위해 시행 중인 영유아 무료건강검진 제도에 대한 부모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이모(35·춘천시)씨는 최근 생후 30개월 된 큰아이의 건강검진 내용과 시기를 알려주는 우편물을 받았다.


우편물엔 부모의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과 지역 내 11개 검진기관이 적혀 있었다.


이씨는 아이의 건강을 확인할 겸 의료기관에 검진일정을 문의했지만 평일 오후 4시까지만 진료가 가능하다는 말에 실망했다.


맞벌이 중인 이씨 부부에게 아이를 데리고 평일 오전과 낮 시간에만 받을 수 있는 무료 건강검진은 그림의 떡이었다. 이씨는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인데 휴일 또는 저녁에 검진을 받을 수 없다면 결국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며 “수요자인 아이와 부부들의 입장이 아닌 공급자 중심의 정책으로는 저출산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영유아 무료 건강검진을 시행 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규정상 검진시간을 검진기관의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현재 도내 영유아 무료 건강검진기관은 45곳에 달하며 이달 말 의원급에서도 검진이 가능하도록 법이 바뀌면 검진기관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휴일 또는 평일 늦은 오후 시간대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로 인해 2007년 11월 무료 건강검진 실시 이후 수검률은 매년 30%를 밑돌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병원측에 협조요청을 하는 등 부탁을 하는 입장이지만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좋은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진 측면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기영기자answer07@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