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법 3월 國會 제출”

치료·복지에 초점 둔 法案 마련…“각계각층 의견 반영”

 

“이번 토론회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앞으로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심도 깊은 자문을 구하고 토론회에서 다루지 못했던 피해 아동청소년들의 사례 또한 최선을 다해 수집해 반영할 것입니다.”

 

최근 ‘인터넷중독 예방과치료 관련 입법 토론회’를 개최한 이정선 한나라당 의원은 토론회를 통해 제시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심도있고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법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의견 수렴에 나설 생각이다.

 

그는 “2월 임시국회에 있을 대정부질문 때 인터넷 이용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탄력을 기할 예정”이라며 “이미 관련 법안들이 계류되어 있는 만큼 이를 참고하되 급변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반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혀 이질적인 분야가 아닙니다. 보건복지위원으로서 그 동안 장애인, 여성을 비롯한 사회 약소계층과 사각지대의 문제점 해소에 주력해 왔습니다.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률은 14%에 달합니다.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인 저소득 가정, 결손 및 조손 가정, 맞벌이 가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중독 예방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서 주어진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의원은 게임산업계나 인터넷 분야에서는 다소 낯선 인물이다. 실제로 그는 장애인, 여성 및 청소년 등 사회적 약소계층에 대한 정책 마련에 힘을 써왔다. 그런 측면에서 그가 인터넷중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약간 의외라는 느낌을 갖게된다.

 

하지만 이의원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동 청소년의 인터넷중독은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질병으로 일컬어 질 정도로 사회적 위험성을 가지고 있고 전통적 가정의 역할 축소에 따른 영향인 만큼 사회복지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연장선에 있다는 생각이다.

 

 

 

# 나 부터 한 아이의 어머니

 

“저 역시 한 아이의 어머니입니다. 당연히 아이의 컴퓨터 이용시간이나 게임 이용시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요. 바쁜 의정활동으로 인해 항상 옆에서 지도하고 관심을 가져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이 의원이 인터넷중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 당연하다. 그도 한 아이의 어머니라는 것. 평소에도 PC나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봐 왔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보건복지위원이다 보니 자주 만날 수 밖에 없는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심각한 이야기도 영향을 끼쳤다. 결국 아동청소년 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보건복지위원이 나서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다.

 

“온라인 게임은 창의력, 다양화된 시각 함양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IT 산업의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요. 하지만 지나친 몰입이 중독으로 이어져 가져오는 사회적 위해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문제는 인터넷중독의 문제는 편리함을 주는 도구를 넘어 일상생활을 지배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물론 그 역시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의 긍정적 영향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컴퓨터를 이용하는 편리함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용자의 뇌리에 뿌리 깊게 박힌 영향력이 일상을 통제하기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이용이 아닌 의존에 이르는 것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근본적 해결책은 가정과 사회

 

“직접 게임을 이용해 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아이가 이용하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 보기도 했고 많은 부모들로부터 심각성을 전해 들었습니다. 얼마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구하기도 했고요.”

 

사실 이 의원이 개최한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은 인터넷 업계 뿐만 아니라 게임산업계도 예의 주시할 부분이었다. 인터넷중독 중에서도 핵심을 게임으로 삼았고 이에 대한 강력한 규제책들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민생경제정책연구소측에서는 주당 이용시간 15시간 제한, 온라인 게임의 사행산업 규제 적용 등을 주장했다. 토론회에서도 셧다운제 같은 규제책을 거론한 이가 많았다.

 

하지만 이 의원은 문제의 해결책을 규제만으로 보고 있지 않았다. 아동청소년들의 인터넷 및 온라인 게임 중독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가정과 사회의 관심, 그리고 다른 놀이 문화들의 활성화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성인 역시 마찬가지다. 문화예술 향유 대상을 넓혀 중독이나 과몰입 현상을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 게임이 건전한 사회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준비하는 법안도 이런 생각이 잘 나타난다. 기존에 많이 제시됐던 규제를 담은 법을 만들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미 기존에 발의된 법안에서 셧다운제 등의 규제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중독 치료 및 관련 복지정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 법안과 내용이 다소 차이가 있는 새로운 법안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국민 위한 게임 만들어야

 

“문화부에서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자율적 게임이용시간 제한 서비스를 도입하고 과몰입 청소년대상보호 프로그램 운영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대책들이 실효성있는 방안으로 자리 잡길 바라고 시행과정에서도 복지부와 협의를 통해 중복되는 정책이 아닌 유기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네요.”

 

이 의원은 앞으로도 사회 약소계층에 대한 관심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비례대표로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성위원회 등의 위원으로 활동하는 데다가 최근에는 법안소위까지 영역을 넓혀 매일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쉼없는 의정활동으로 국민에게 보답하겠다는 설명이다.

 

“편부모 가정 등 부모의 보살핌이 상대적으로 적은 아이들의 경우 게임에 노출되고 몰입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 아이들에 대한 상담 프로그램의 제공이나 놀이문화가 더욱 확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제도적 지원 마련이 필요하지요.”

 

그는 2월 중 임시국회에서 있을 대정부질문 때 인터넷 이용 및 중독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이를 공론화시켜 대책 마련에 탄력을 기한다는 생각이다. 이르면 3월 중 발의해 4월 중 상정할 예정이다. 그는 “온라인 게임업계에서도 과몰입 예방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 게임 제작에 힘써 건강한 사회형성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