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보다 중독률 높아
게임하려고
인터넷 접속
중산층 아동의 인터넷 중독률이 제일 높았다. 유년시절 게임 중독에 빠지면 뇌 발달 장애 등 여러 문제를 유발하므로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은
인터넷 게임에 한창인 한 어린이의 모습. 사진 이의종 기자
만 5~9세 아동 2만명이 심각한 게임 중독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만 5~9세 자녀를 둔 중산층 가정일수록 게임 중독에 취약했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1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만 5~9세 아동 중독률을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위험군 아동 게임하려 인터넷 = '2011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에 속하는 만 5~9세 아동 2만명 중 100%가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했다. 인터넷 중독과 게임 중독이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만 5~49세 일반 사용자는 뉴스 검색(43%) 등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지만, 인터넷 중독자의 주된 사용 목적은 온라인 게임(41.3%)이다.
엄나래 한국정보화진흥원 책임연구원은 "게임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은 컴퓨터가 대중화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중독 유형이라 아직까지 용어 자체를 혼용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며 "인터넷 중독이 게임 중독을 포괄한다고 이해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폭력성이나 공격성이 극대화하며 사이버 공간이 아닌 현실에서 맺는 대인 관계를 기피한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내성이나 금단 현상에도 시달린다.
◆중산층 아동 중독률 최고 = 아동 인터넷 중독은 중산층 가정에서 높았다. 월평균 가구 소득이 300만~400만원 미만인 가정의 아동 중독률은 11.3%로 최고다. 400만~500만원 미만 8.2%, 200만~300만원 7.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저소득층(13%)이나 다문화 가정(14.2%), 한부모 가정(10.5%) 등에서 많은 청소년 인터넷 중독과는 또 다른 양상이다.
연령이 낮을수록 온라인 게임을 위한 인터넷 접속 비율도 높았다. 만 5~9세 아동의 경우 69.4%, 청소년은 54%가 게임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했다. 하지만 성인은 23.8%에 불과했다.
김성벽 여성가족부 청소년매체환경과장은 "게임 중독은 특성상 남자 청소년이 여자보다 쉽게 빠진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여자 청소년을 포함한 만큼 실제 게임을 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중독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위험군 중독자 상승해 = 이번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률은 7.7%로 지난해보다 0.3%p 떨어졌다. 하지만 고위험군 중독자는 1.7%로 오히려 0.3%p 상승했다.
엄 책임연구원은 "기숙형 치료나 전문후견인제 도입 등 고위험군 중독자 증가에 따른 집중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유년 시절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에 걸리면 청소년이나 성인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대응은 필수"라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게임 중독에 빠지면 뇌 발달에도 치명적이다.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유아나 아동기에 게임을 하면 인지 능력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을 저하시킨다"며 "이 시기에 게임을 하면 각인 효과가 생겨 이른바 '게임 뇌'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임 중독에 빠지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킬 확률도 높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는 인터넷 게임 중독을 정신 질환의 한 종류로 분류할 예정이다.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프랑스의 경우 12세 미만 어린이는 부모를 동반해야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며 "셧다운제 등의 실효성을 따지기보다 게임 이용자가 아닌 게임 사업자들을 체계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셧다운제는 심야 시간에 16세 미만 청소년이 인터넷 게임을 하는 걸 제한하는 제도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작성일 : 12-03-07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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