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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건강 제주연대 등 제주지역 건강·아동 관련 14개 단체가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아동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제주도청과 도교육청, 제주도의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는 그 기사를 읽으며 ‘아토피와 비만의 책임이 도지사와 교육감에게 있는가? 있다면 얼마나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 산업과 교통, 민생, 복지 등을 책임져야할 도지사와 학생들의 인성과 학력, 복지, 행정 등을 맡고 있는 교육감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산적한 행정과 교육문제 속에 어린이의 아토피와 비만 해결에만 매달릴 수 없는 노릇이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린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모두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학교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 학생은 극히 소수이지만 비만율은 15.9%이다.
평소 교내에서 만나는 어린이들은 대부분 정상적인 체중을 가지고 있고, 비만아동은 어쩌다 만나기 때문에 비만율이 매우 낮은 줄로만 알고 있다가 통계를 보고 다소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경도 학생들이 많고 중등도와 고도 학생들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토피가 발생하는 이유는 밝혀진 게 없어서 치유방안을 말하기가 난해한 일인 듯하다. TV에서 어떤 기생충학자가 기생충이 없어지면서 아토피가 생겼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고, 공기오염, 높은 습도, 꽃가루, 산모의 식생활, 평상시에 먹는 음식 등이 거론되지만 아무튼 빨리 예방이나 치료방법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데 비만문제는 다르다. 비만의 원인이 희귀병으로 인해 생기는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먹은 음식의 칼로리에 비해 운동 칼로리가 적기 때문에 남은 칼로리가 몸에 쌓여서 일어난다. 경제의 발전과 함께 높은 소득은 음식의 풍족함을 낳았고, 무절제한 음식섭취가 일어났다.
어린이들의 비만문제는 성인병으로 이어지고, 친구들로부터의 놀림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나아지지 않은 것은 비만을 치료하는 것이 암을 치료하는 것보다 더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음식에 대한 욕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구 중에서 가장 큰 것이기에 그러하다. 빵이나 과자를 비롯한 탄수화물의 과잉섭취와 인스턴트식품, 당분이 절반 이상인 어린이음료·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치킨, 갈비, 삼겹살, 햄버거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은 식품이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도 어린이 비만 원인 중의 하나이다. 어머니의 늦은 귀가는 용돈의 인상과 외식으로 이어져 비만을 유발하는 음식을 사먹을 수밖에 없다. 또한 운동부족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차를 타고 등교하는 어린이가 너무 많은데, 시골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전자오락이나 TV 등도 어린이를 비만으로 이끈다. 친구들과 운동경기를 하기보다 혼자서 전자기기를 가지고 놀다보니 자연히 운동량이 모자라고, 사회성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토피와 비만문제는 누구를 탓할 수 없다. 넓게 보면 우리 탓이고, 좁게 보면 가정 탓인 경우가 많다. 도청이나 교육청에서도 정책을 펼쳐야 하겠지만 일차적으로 자녀를 돌보는 가정에서 음식의 선택과 분량의 조절뿐만 아니라 규칙적으로 자녀와 함께 걷거나 뛰기, 놀기를 같이 하면 자연적으로 비만문제가 사라질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