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전국 초등학교 6학년들은 같은 날, 같은 시험문제를 푸는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박근혜 정부가 오는 6월로 예정됐던 초등 일제고사를 폐지하기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교육공약으로 내세웠던 초등 일제고사 폐지정책을 올해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대통력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달 발표한 140대 국정과제에 이 내용을 포함시킨 바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초등 폐지공약을 올해부터 적용하는 내용의 올해 학업성취도 기본계획을 조만간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처럼 3~5% 표집으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할 것인지, 아니면 이것도 진행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최종 확정하지 않았다. 

중학교 3학년들을 대상으로 한 일제고사는 과학과 사회과목을 폐지하고 국·영·수 3과목만 치른다. 고등학교 2학년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오는 28일 청와대에 업무 보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6월 말 초등학생 6학년을 대상으로 펼쳐 온 전국 동시 시험은 6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08년 부활시킨 일제고사는 학생들의 과도한 시험준비와 교육과정 파행 등 학교현장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특히 일제고사 시행 첫 해에는 서울과 강원 등 12명의 교사들이 일제고사 시험 선택권을 보장했다는 이유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전교조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진보 성향의 교육단체는 일제고사 부활 뒤 “초등학교부터 시험경쟁을 강화시키고 시·도교육청 평가까지 악영향을 준다”면서 줄기차게 폐지를 요구해 왔다. 이번 초등 일제고사 폐지는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전교조는 일단 “환영” 입장이지만 중·고교의 일제고사도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현 전교조 정책실장은 “지난 5년 동안 교육단체들의 끈질긴 투쟁의 결실로 환영한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학교나 시·도교육청 단위로 진행하는 일제고사까지 폐지돼야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정책실장은 중학교 일제고사에 대해 “과목만 축소하기로 결정한 것은 유감”이라며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평가를 위한 정보수집 차원의 표집형태로 전환해야 비교육적인 성적경쟁이나 강제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이 폐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