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맞벌이가 일반화되고 주변에서 세계의 유명 패스트푸드점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현대 사회의 아동들은 수시로 햄버거, 치킨, 피자, 청량음료 등을 섭취하며, 육류 위주의 고칼로리 서구식 식습관에 익숙해져 있다.

또한 많은 어린이들이 학교 수업에 이어 학원에서, 그리고 컴퓨터를 하느라 집과 PC방 등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이전에 비해 외부 활동량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식습관과 생활 패턴의 변화로, 소아변비 환자는 2001년부터 2005년 사이에 약 20%가 증가했으며,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 동안 매년 1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항문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문질환 어린이 환자 중 변비로 인한 치열 환자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 어린이 대장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근거 자료 : 연세대학교 의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분석 결과/ 대장항문 전문 대항병원 발표)

어린이들의 대장 질환은 복통 유발은 물론 식욕부진·영양부족·빈혈을 야기, 한창 성장기의 발육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질환에 대한 더욱 세심한 관심과 예방, 조기 치료가 요구된다. 또한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 성인이 될 때까지 장기간 이어질 경우, 대장암 등 성인들의 대장 질환은 물론 당뇨·비만 등 각종 성인병의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일찍부터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처럼 어린이들의 대장 질환 예방과 관련하여, 무엇보다도 비효율적 식습관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러나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이 분명한 어린이들에게는 식단의 전체 메뉴를 무리하게 바꾸는 것보다, 선호하는 음식에서 조리법을 살짝 변경하여 거부감 없이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효과가 크다.

설탕이나 꿀, 물엿을 사용하는 요리 시 올리고당을 대신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대장 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

올리고당은 유산균의 일종인 비피더스균의 먹이가 되어 배양시키는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올리고당은 제품에 따라 식이섬유를 최대 33%까지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체내에서 수용성 식이섬유와 같은 작용을 함으로써 장 기능 개선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올리고당의 종류가 많은 만큼 섭취시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프락토올리고당은 여러 올리고당 중에서도 분자량이 적어 비피더스균 증식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인 바나나도 구워서 먹으면 분자의 크기가 작아져 올리고당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올리고당은 설탕 대비 60% 정도의 과하지 않은 감미도가 있어, 조리 시 양을 단계적으로 조절하면 아이들의 입맛에도 거부감 없이 장에 좋은 식품을 섭취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칼로리도 설탕이나 꿀, 물엿의 60% 수준으로 설탕 사용 시보다 체중 조절 및 칼로리 절감 효과가 있다.

이러한 올리고당의 단맛을 활용하여, 올리고당을 탄 미숫가루나 과일주스를 준비하여 섭취하도록 하면 청량음료의 섭취를 줄이면서 수분을 섭취할 수 있다.

일반 식품의 섭취에 있어서도 식이섬유 섭취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육류 위주의 서구식 패스트푸드 식단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야채 섭취가 매우 부족하거나 아예 야채 섭취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같은 음식을 제공하면서도 조리법을 살짝 변형하면 식이섬유를 거부감 없이 섭취하게 할 수 있다.

야채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고구마나 감자 등의 난소화성 전분을 통해 섭취하도록 하는 것도 좋으며, 조리 시 튀김보다는 구이나 샐러드 형태로 조리하는 것이 더욱 좋다.

집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장 자극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복부와 장을 자극하는 운동으로는 윗몸일으키기, 누워서 자전거타기, 훌라우프 등이 있으며, 허리와 복부를 위한 스트레칭과 요가도 장 기능 강화 효과가 있다. 특히 물구나무를 서는 것은 장은 물론 위와 척추 등 중력의 영향으로 아래로 처진 장기들을 자극하고 원 위치로 돌아오게 하여 전신의 신진 대사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장형순 헬스경향기자 soonh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