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위주’ 게임법개정안, 사행성예방 한계
문화부 “게임진흥은 민간이, 규제는 정부가”

국내 게임산업이 25억 달러를 넘어 세계 3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게임산업진흥법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게임물 심의가 간소화되고, 아케이드게임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
그러나 게임산업진흥법은 게임의 진흥만을 목적에 두지 않고 사행성과 중독 예방 등 규제조항까지 포함하고 있어 법 자체의 모순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진흥법과 규제법을 분리해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1일 “기본적으로 게임산업은 육성해야 하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사행성 등 위험요소에 대한 규제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게임산업진흥법에 진흥과 규제를 모두 담고 있어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임산업은 최근 급속도로 확산, 콘텐츠 산업을 이끄는 주 동력이 되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 규모는 25억 달러를 달성했다. 현재 세계 4위 규모지만 3위 진입을 눈앞에 두고, 미국의 블리자드사처럼 다국적 게임기업 탄생도 멀지 않았다.
반면 성장속도만큼 부작용도 있다. 정부는 저작권 불법다운로드, 사행성게임 확산 등 IT강국에서 나타난 불명예를 극복하는 일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초부터 인터넷 게임중독 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예방조항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해 온 보건복지가족부는 게임산업진흥법에 중독을 조장하는 독소 조항을 제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 진흥을 목적으로 한 게임산업진흥법에 중독 예방 기능 을 포함하는 것은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현재 게임법의 독소조항 일부만 손을 본다면 게임법 안의 중독예방 기능만을 고집할 의사는 없다”며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담아 별도의 예방대책을 세우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유저가 게임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게임을 진행 시키는 자동 사냥 프로그램을 게임사가 판매하고, 게이머에게 현금으로 월급까지 주는 게임이 등장해 사행적 행위도 발생했다. 이는 게임산업진흥법과 정보통신망 이용법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제도개선을 주도하되, 사행성이나 중독 예방, 저작권 보호 등에 대한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이 제기된다.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정부는 우리나라 게임을 세계 제3대 게임 강국으로 발전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혀지만 게임사의 이러한 사행적인 행태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게임산업 진흥에 대한 관심만큼 청소년의 사행성 규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