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등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지쳤던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학업을 보충하기에 더 없이 좋은 시간이다. 특히 학기 중 미뤄왔던 건강문제를 확인하고 한창 자라자는 아이의 성장상태를 점검해 보는 데는 절호의 기회.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미영 교수의 도움말로 아이들 건강 점검법에 대해 알아보자.







치아관리ㆍ시력검사…방학마다 가는 습관 들여야

치과점검은 6개월에 한 번 꼴로 권장되므로 방학마다 으레 가는 행사로 습관을 들여놓는다. 충치치료는 물론 충치예방을 위해 불소도포나 불소제재 섭취도 해주는 것이 좋다. 충치치료 시에는 치아를 뺀 자리에 ‘간격유지 장치’를 끼워 덧니를 예방하고 바른 양치질 법과 치아관리법에 대해 다시 교육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치아교정을 하려면 영구치가 다 나온 10세 이후에 받을 것을 권한다.

또한 요즘 아동들은 컴퓨터 게임 때문에 시력이 일찍부터 손상되기 쉽다. 특히 근시의 경우 책을 보거나 게임하는 데는 지장이 없어 그냥 넘어가기 쉽다. 그러나 시력을 교정하지 않으면 두통, 안통, 눈꺼풀의 자극증상 등이 생기고 난시의 경우 피로감이 지속된다. 따라서 방학 때 치과와 더불어 안과에 들러 시력검사를 정확히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밖에 이 시기에는 바른 생활습관을 통한 체중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소아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은 70%에 달하기 때문. 아동들은 흔히 가족의 식습관을 따라가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방학을 맞아 가족 전체가 건강생활 개선에 나서 볼 것을 권한다. 아이크림, 햄버거, 튀김요리는 피하고 지나치게 체중을 줄이기보다는 매일 달리기나 수영 등 운동습관을 붙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편도선 수술ㆍ흉터 제거ㆍ포경 수술…방학이 적기

1년에 4~5회 이상 심한 편도선 염증을 앓는 경우나 편도선으로 인해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축농증)이 반복될 때, 또 입으로 호흡을 하고 코골이가 심할 때에는 편도선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3~4세 이전에는 수술을 권하지 않으며 급성 편도선염으로 열이 있을 때에도 수술은 곤란하다. 따라서 평소 잦은 감염으로 수술을 고려한다면 방학을 맞아 다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화상 등으로 생긴 흉터는 되도록 어릴 때 해결해주는 것이 좋다. 좁고 딱딱한 흉터는 깨끗하게 잘라내고 다시 꿰매고 한 달 동안은 상처부위를 다시 다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넓고 큰 흉터는 주위 피부를 2~3개월간 늘린 뒤 흉터를 잘라낸 부위를 덮는 방법을 쓴다. 최근에 널리 쓰이는 레이저를 이용한 흉터치료는 시술 후 직사광선에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겨울에 받는 게 좋다.

이밖에 포경수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방학이 좋은 기회다. 최근 포경수술에 대한 찬반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우리나라 남성은 포경피부의 끝이 좁은 참 포경어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만약 귀두를 덮고 있는 피부가 너무 좁아서 잘 뒤집어지지 않는 참 포경이라면 수술을 고려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대개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의 시기에 포경수술을 받는 게 좋다.

주의력결핍 행동장애ㆍ금연학교 등 평소 문제 점검도

아이가 학교에서 ‘산만하다’는 지적을 자주 받았다면 주의력결핍 행동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질환은 충동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며, 무조건 ‘오냐 오냐’ 하는 가족과 부모의 잘못된 태도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이 질환을 교정해주지 않을 경우 학습장애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밖에 현재 우리나라 14세 미만 청소년 흡연인구는 11만 명에 이를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청소년기 흡연은 성인이 된 후 많은 질환을 야기할 수 있어 금연을 적극 권하고 도와야 한다. 아이가 담배를 피운다면 방학기간 금연클리닉이나 금연학교를 통해 금연하도록 돕는다. 특히 금연의 필요성을 강조할 때는 건강문제보다는 입 냄새, 치아변색 등 성적매력이 감소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