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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아의 역할은 첫째가 씹는 일이다. 어릴 때부터 적당한 힘으로 음식물을 올바르게 씹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소화기가 강화되고 영양흡수가 고루 이뤄져 성장과 발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씹는 동작은 얼굴에 분포된 근육을 골고루 움직이게 한다. 잘 씹어야 혈액이 충분히 뇌로 보내지고 호르몬 분비가 촉진돼 머리가 좋아지고 키도 커진다.” 일본 아사히 대학의 후나코시 마사야 교수 팀의 연구 결과다. 일본의 저작(咀嚼)협회나 미국 턱관절 협회의 보고에 의하면 식사할 때 오래 동안 잘 씹어 먹는 습관을 가진 아이들이 건강한 턱관절을 갖게 되고 척추가 바르게 유지돼, 곧은 자세를 취하게 된다고 한다. 또 얼굴 표정도 풍부해지므로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확률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가온치과병원 김용기 병원장(소아·청소년진료)은 “어차피 빠질 유치라고 해서 소홀히 하는 건 곧 아이의 장래를 소홀히 하는 것과 같다”며 “귀여운 자녀를 더욱 똑똑하고 건강하게 키우려면 어릴 때부터 치아를 잘 관리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 특화 진료=방학은 아이들이 여유를 가지고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큰 치과에선 대부분 소아진료부를 운영한다. 방학을 이용해 내원하는 아이들을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마다 내원할 수 있는 기간과 횟수를 고려한 ‘맞춤식 빠른 치료계획’을 제시한다. 어린이 환자나 보호자가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참을성이 있는 아이에겐 치료시간을 길게 잡거나, 하루 오전 오후 두 번 약속을 잡아 하루만에 치료를 마칠 수 있다. 겁이 많거나 치료환경을 견디지 못하는 아이, 치료할 양이 많은 아이는 아프지 않은 수면치료로 시술한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휴가 일정에 맞춰 미뤘던 아이의 치과치료를 하면 된다.
  
  이 닦지 않는 아이를 위한 ‘충치예방 교육프로그램’도 있다. 치아를 제대로 닦지 않아 플라그가 많고 잇몸에 염증이 있고 구취가 나는 등 구강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아이는 전문 치과위생사가 집중적으로 치료와 예방 교육을 한다.
  
  ◆턱 교정치료=방학을 이용해야 할 중요한 치료가 턱 교정치료이다. 학기 중엔 교정치료 준비과정으로 학교를 빠져야 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연령의 성장기 어린이에게 나타나는 잘못된 턱의 위치나 크기, 치아의 배열 들을 조기에 변화시켜 교합(위·아래 치아가 서로 맞물리는 상태)을 맞춰 주고 턱의 성장을 정상적인 패턴으로 유도해주는 치료다.
  
  성장기 턱 교정치료는 위·아래턱 뼈가 균형 있게 성장하지 못해 치아들이 정상적으로 맞물리지 않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 조기에 치료해야 비정상적인 턱이 완전히 굳어지지 않게 할 수 있다. 비뚤어진 치아는 보기에도 흉하지만 청결을 유지하기도 힘들다. 충치나 잇몸병이 쉽게 발생한다.
  
  교정치료를 통해 잘 맞고 가지런한 치아를 갖게 되면 신체의 발육이 촉진됨은 물론 어린 나이부터 밝고 자신감 있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성장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감기나 비염이 잦은 아이, 시력이나 집중력이 저하되는 수험생 또는 식욕 부진으로 전반적인 성장이 더딘 아이들이 턱 교정 치료를 받은 후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치아·키의 함수 관계=키가 작거나 발육이 늦은 아이들을 보면 치아의 맞물림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때 성장 교정치료를 해주면 음식을 잘 씹게 되고 영양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게 된다. 턱의 위치가 좋아지면서 자세도 바르게 돼 키가 커진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이러한 치료는 신체가 왕성하게 성장하는 시기인 초등학교 시절에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치아 교정치료의 기간은 각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는 2년 정도가 필요하다. 처음 몇 번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치과에 와서 장치를 조절하면 된다. 방학동안 진단과 충분한 상담을 받아 아이의 치아 교정 문제점을 밝혀 치료를 계획하는 게 좋다.
  
  조한필 기자
  
  도움말·자료제공=가온치과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