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할 권리’ 누구를 위한 것인가?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

얼마 전 평창청소년 수련원에서 인터넷 고위험군 아이들을 위한 기숙형 에서 한 학부모를 만났다. 부모들은 매우 지쳐 있었다. 눈동자가 흐릿해져있는 아이들, 잠을 자지 못해 퀭한 눈. 구부정한 자세, 그리고 제대로 영양 섭취를 못해 너무 비만하거나 너무 깡말라있는 아이들. 그 아이들과 게임으로 인한 전쟁을 치르라 부모들은 거의 실신 직전이었다.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에서 전체적인 인터넷 중독률은 8.8%, 인터넷 중독자 수는 199만 9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 중독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청소년이 14.3%, 성인이 6.3%로, 청소년 중독률이 성인의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청소년, 학부모, 사회의 아픔을 외면한 게임법
게임중독 청소년은 100% 정신질환 등 일상생활 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의 지나친 인터넷 게임 몰입은 요통, 위장장애 등 신체적 영향은 물론 신경행동발달장애(ADHD), 정신분열성 성격장애, 사회공포증 등 정신질환으로 까지 나타나고 있다.
오랜 게임 시간으로 자세는 구부정해지고, 제대로 된 영양 섭취를 하지 못해 너무 깡 마르거나 운동부족으로 비만이 된 아이들이 고통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가다간 세계 최저인 출산율에 낳는 아이들도 적은 마당에 나은 아이들마저 게임 중독으로 심하게 상처입게 되고 우리의 미래뿐만 아니라 현재의 위험도 증가한 상황이다.
헌데 국회에 상정된 게임법개정안은 200만명이 게임중독, 게임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 역기능이 심각하게 발생하는 현실에서 세계 어느 법에도 없는 ‘누구든지 게임할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책을 읽을 권리, 영화를 볼 권리도 법에 명시한 바 없음에 게임만 특별히 게임할 권리까지 법에다 명시하는 작태는 게임으로 인해 피해입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청소년, 학부모, 사회의 아픔을 외면한 행위이다.
오히려 게임중독이나 역기능이 나타나는 경우 게임할 권리가 아니라 시급하게 게임으로부터 격리하여 치료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정부에서 첫 번째 해야 할 정책이 ‘게임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의 개발 및 시행’이라고 한 제17조 1항의 1호의 조항은 현재 정부가 어느 곳을 지향하는지 분명한 것이다. 국가의 책임은 게임할 권리를 보장할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의 건강권, 수면권, 행복 추구권을 보장 해야 하며 그러한 권리를 위해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터넷 중독을 인터넷 과몰입이라고 포장하고 그 피해를 축소시키고 있다.
게임과몰입은 의학용어도 아니고, 학문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도 아니며, 법령을 비롯한 정부의 어느 정책에도 게임과몰입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없다. 행정안전부에서 인터넷 중독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문체부에서도 게임 중독이란 의학적 용어를 사용해야 하며, 인터넷 중독에서 사용하는 일상생활 장애, 금단현상, 내성 등 구체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과도한 게임시간을 제한하는 셧 다운제, 피로도 시스템이 도입 되고, 청소년이 게임한 시간, 게임으로 지불한 금액, 게임의 내용 중 유해한 요소에 대해 부모에게 자세하게 고지해야 한다. 몇몇 게임사에서는 이미 피로도 시스템과 청소년이 결재한 금액에 대해 부모에게 고지하고 있다.

게임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명시를
난 게임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제발 게임 본연의 의미 “심신의 피로를 풀고 즐겁게 이용하는” 즐거운 게임, 살리는 게임, 건강한 놀이 문화로서의 게임을 즐기기를 원한다.
폭력적 게임, 끝이 나지 않는 게임, 우연의 결과에 의한 사행적 게임 등 청소년의 건강을 해치는 게임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명시한 게임법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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